‘관제데모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몸값’이 뛰고 있다. 정치인 대상 모의 주식투자 사이트인 ‘포스닥’ 주가를 기준으로 이 시장의 ‘주가’는 관제데모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말 이후 약 30%가량 상승, 10월4일 기준으로 3만3천원에 달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9월19일 당시 2만원에 불과했던 이 시장의 주가가 불과 10여 일 사이에 1만원가량 뛰어 오른 것이다.
본격적인 ‘상승 랠리’는 이 시장이 “서울시 의회의 수도이전 반대 운동에 시 예산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시작됐다. 이 시장의 ‘예산지원’ 발언이 나간 지난 9월24일 이후 5일 연속 하락하며 한때 2만2천원선까지 밀렸던 주가는 10월1일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 3일간의 상한가행진을 거듭하며 3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
이 시장의 주가가 이틀 연속 3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두 달 만이다. 상승 랠리가 계속되면서 이 시장의 주주게시판에는 “이명박 오늘 멋졌다!!!(울아빠빠)”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포스닥’ 주가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정치인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41만원)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위를 달리던 노무현 대통령은 10월4일 현재 27만원으로 2위에 그쳤다. 지난달 중순 1~2위가 바뀐 이후 불과 보름 만에 15만원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 것. 포스닥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과거사 청산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 경제가 점점 안 좋아지는 것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닥 지수 ‘톱10’ 정치인에는 유시민 정동영 김근태 김원웅 등 여당의 유명 정치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박 대표를 제외하고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제1야당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관심은 주가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의원이 나란히 7, 8, 10위를 차지하며 소수정당의 힘을 보여주고 있고 있는 것. 민주당에서는 한화갑 대표가 유일하게 올라(6위) 자존심을 지켰다.
김성호 김홍신 등 ‘낙선 전 의원’들도 각각 11, 1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고 최근 몇 달사이 주가가 반토막이 났음에도 14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고공행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인들의 주가는 지난 4·15 총선을 전후하여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포스닥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과 총선이 겹치면서 열린우리당 소속 정치인들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나타났었다. 지금은 거품이 많이 빠진 상태로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대체로 40% 이상 주가가 빠졌다”고 말했다.
거품이 빠지기는 민주노동당도 마찬가지. 최근 세 달여 사이 민주노동당 의원의 절반 이상이 25% 이상의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포스닥 관계자는 “민노당 의원들이 개원당시의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자 대결구도속에서 여전히 안정된 지지층을 확보하며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포스닥에 상장된 3백50명의 정치인 중 하위 10걸에 속한 의원들은 대부분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포인트가 되고 있다. 7백90원으로 꼴찌를 달리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을 비롯, 김기석 이상락 오시덕 의원과 한나라당 이덕모 박창달 정문헌, 자민련 류근찬 의원등이 ‘하위 10걸’의 주인공들.
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열리는 10월. 국정감사 이후 주주들이 매길 정치인들의 ‘몸값’이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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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5 08: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