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수.
비교적 초기 원위부 위암에서는 위(胃) 하부 2/3을 절제하고 남은 위를 소장과 연결하는 원위부 절제술을 시행하는데 복강경을 이용하는 범위에 따라 ‘전복강경 윈위부 위절제술’과 ‘복강경 보조하 위절제술’로 나뉜다.
그동안 많이 선호돼 왔던 복강경 보조하 위절제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위 박리와 림프절 절제 후 박리된 위를 복부의 작은 창을 통해 몸 밖으로 꺼내서 원위부 위를 절제하고 남은 위를 소장과 문합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수술이 비교적 쉽고 문합된 부분의 누출, 출혈 등의 합병증이 적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절제할 위를 배 밖으로 꺼내기 위해 추가적으로 환자 명치 부위에 5cm 정도의 상처를 내야 하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이 가지고 있는 최소 침습수술의 장점이 퇴색되는 면이 있다.
이에 반해 전복강경 위절제술은 위 박리와 림프절 절제 뿐 아니라 위의 절제와 소장과의 문합 등 모든 수술 과정을 뱃속에서 복강경을 이용해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난이도는 높은 편이나 추가적인 상처가 없어 최소 침습 수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미용상으로도 훌륭하다. 이러한 장점에도 전복강경 위절제술은 그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드문 상태였다.
이주호 교수팀은 전복강경 위절제술의 유용성과 안전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이대목동병원에서 원발성 위암 환자 110명을 무작위로 배정해 전복강경하 원위부 절제술 또는 보조하 원위부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두 수술간의 안전성과 임상적 결과에 대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시간과 수술 중 출혈량에 의학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으며 수술 후 회복 기간과 합병증의 발생율에도 차이가 없었다. 절개 상처의 길이는 전복강경 윈위부 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2-3cm 가량 더 적었으며 명치 부위에 절개창이 없어 미용상 우월했다. 또한 수술 후 2주와 3달 후 측정한 신체 기능 측정과 통증, 식욕 부진 등 삶의 질 평가에서도 두 수술법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 위암센터장은 “위암 수술에 복강경이 도입되던 초창기에는 안전성의 문제 때문에 복강경 보조하 수술이 선호돼 왔지만 수술 경험이 쌓이면서 전복강경 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수술 간 안전성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다양한 복강경 수술 경험으로 복강경 수술의 장·단기적 장점을 증명한 이주호 교수의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위암에 대한 전복강경하 원위부 절제술의 안전성에 대한 전향적 무작위 연구이며 지난해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채택됐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