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는 이른바 엘리트 집안 출신이었다. 형제와 가족 중에 의사와 교수도 있었다. 그 자신도 치과의사로서 정치인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런 서씨가 대체 왜 이런 파렴치 범죄에 빠져든 걸까.
경찰청 범죄심리분석 자문위원인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는 서씨의 성격이 치과의사라는 직업과 맞지 않은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치과의사로 자리를 잡았으나 좁은 공간에서 환자를 치료하기만 하는, 되풀이되는 현실을 따분해하다가 강한 ‘탈출 욕구’를 느끼게 됐을 것이라는 지적.
곽 교수에 따르면 그가 정치적 활동을 시도한 것도 재밌고 자극적인 생활을 추구하려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입문의 꿈이 좌절되면서 욕구를 풀 만한 다른 자극적인 방법을 찾게 됐고 결국 음성적인 길을 택하게 됐다는 것.
평상시에는 직업적으로 요구되는 도덕률과 책임감 때문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내면적으로 폭발하고 싶은 욕구가 들끓고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또 다른 부분은 서씨의 내연녀인 최씨의 행동. 최씨는 서씨의 요구대로 길거리에서 미모의 여성들을 구해오기도 했고, 서씨가 이 여성들을 성추행하는 장면을 직접 캠코더나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서씨의 ‘작업’에 걸려든 피해자였지만 미모의 여성들을 데리고 올 때마다 받는 돈 때문에 이 일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최씨 자신도 타인의 인격을 무너뜨리는 것에 가학적 쾌락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망가진 것을 다른 사람을 망치는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피해 여성의 상당수가 서씨의 유인책에 쉽게 넘어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은 외모 지상주의와 한탕주의가 일부 피해 여성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한다. 누구나 갑작스런 일상 탈출의 욕구를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 특히 여성의 경우 외모를 통해 신분상승의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신데렐라적 욕구가 강하다는 것. 때문에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 헌팅’을 맡았던 내연녀 최씨에 따르면 “(미스코리아 출전) 제안을 하면 여자들 대부분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이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번에 신분상승을 꿈꾸는 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 곽 교수의 지적이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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