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부녀자 피살사건에 대해 경찰은 잠정적으로 ‘비면식범에 의한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일종의 ‘묻지마 살인’이라는 것이다.
왜 범인은 뚜렷한 살해동기도 없이 전혀 모르는 여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고 있는 걸까.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명동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우는’식으로 사회나 타인에 대한 증오나 분노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전이(轉移)되면서 ‘묻지마 살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대 이웅혁 교수(범죄심리학)는 “실업, 빈곤 등 사회적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나 아동학대, 성학대 등의 개인적 경험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분노로 촉발돼 소위 ‘묻지마 살인’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런 살인은 극도의 분노와 흥분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이루어져 범인이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하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사회가 나날이 복잡다단해지면서 뚜렷한 이유 없는 살인사건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과거의 살인사건은 대개 치정이나 원한, 채무 관계 등 때문에 빚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발생하고 있는 동기 없는 살인사건은 이 방면에 축적된 자료가 거의 없어 사례 연구를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동기 없는 살인의 범인들은 여성이나 어린이, 노인 등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골라 범행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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