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가 아파트 분양관련 불법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시내 도로변에 불법으로 게시된 아파트 분양 관련 현수막.
[일요신문] 경기 이천시(시장 조병돈)가 시내 곳곳에 설치된 아파트 분양 관련 불법현수막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시의 단속의 손길은 느슨하기만 하다.
불법현수막은 민간아파트 분양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시내 대로변 및 골목길 안쪽까지 침투해 도시경관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
현수막은 지정된 장소에만 게시하도록 관련 법률에 규정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아파트 건설사들이 분양을 독려하면서 실적을 내기위한 영업사원들의 불법행위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1일 분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게릴라현수막’으로 불리는 불법현수막은 일반적인 단속만으로는 근절되기 힘든 구조이다. 시청 관계부서 직원이나 시로부터 불법현수막 철거업무를 위임 받은 광고협회원들이 수시로 철거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분양 실적이 쫒기는 상황이면 평일에도 현수막으로 도시 곳곳을 도배하다시피 하지만 평상시에도 단속의 손길이 느슨해지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는 그야말로 ‘불법현수막 폭탄’이 시내에 투하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대행사 대표 A씨는 “불법인줄 알지만 현수막이 홍보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애용하는 광고수단”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불법인줄 알면서도 버젓이 이 같은 행위를 하는 원인 중 하나는 해당 지자체의 솜방망이 처벌이 한 몫을 한다.
관련법규에는 불법광고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주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현수막을 게시한 영업사원 개인에게나 분양대행사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한다. 과태료 금액도 소액에 그칠 때가 많고 때로는 “1개월에 얼마”식의 거래도 성사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귀띔이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법규에서 규정한 과태료 최고액을 불법행위로 이득을 보는 당사자인 해당 아파트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방법이다.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때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는 하루에 현수막 1장당 25만원, 상한액 500만원이다. 주말을 이용해 영업사원들이 수백 장의 불법현수막을 게시했다면 해당 사업주에게 3일 내내 500만원씩 모두 1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당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분양대행사 직원 B씨는 “실제 어느 지자체에서는 아파트 분양 관련 불법현수막이 극성을 부리자 매일 500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해당 사업주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해 더 이상 현수막을 게시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부과된 불법현수막 과태료는 없다”고 밝혔다.
정원평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