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도 어려운데…“수익성 높이겠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지난 12월 31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GS건설 주식을 매수하자 주요 포털 사이트 종목게시판에서 소액투자자들은 “회사 사정에 가장 밝은 오너일가들이 계속해서 매수한다”며 살 때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40대 개인투자자 이 아무개 씨도 “(GS가가 꾸준히 매입하는 것을 보면)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GS건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꾸준한 GS가의 지원사격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20인의 GS건설 지분율은 지난 12월 15일 28.94%에서 29.22%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GS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GS건설은 전저점이 깨지며 1만 9850원을 기록했다. GS건설 주가의 이 같은 부침은 건설경기 자체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3분기는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곧 발표될 실적에서도 폭은 모르겠으나 흑자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올해 전망은 두 가지로 나눠 봐야하는데 주택건설은 괜찮아도 플랜트는 저유가 흐름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아 전체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GS건설에 몸담았던 재계 관계자도 “일전에 GS건설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올해도 힘들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주택경기는 괜찮아도 플랜트 건설에서 큰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됐기 때문”이라며 GS건설의 외부적 요인이 좋지 않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GS건설 자체에 호재가 없기 때문에 ‘주가 구하기’에 나선 GS가의 노력이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사실 GS건설 구하기에 나선 GS칼텍스의 사정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반토막이 난 저유가 흐름의 직격탄은 건설업계보다는 정유업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최근 공시자료인 지난해 3분기에 약 1159억 원 적자가 났다고 발표했다. 1년 전인 2013년도 3분기 3340억의 분기순이익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다. 곧 발표될 GS칼텍스의 4분기 실적 역시 적자를 면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도 기자에게 “솔직히 단번에 흑자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고 되물을 정도다.
GS그룹 오너 일가가 GS건설 살리기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GS그룹 본사.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GS칼텍스를 위기로 몰아넣은 세계적인 저유가 흐름이 언제 끝날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곧 저유가 흐름이 끝난다고 외치는 전문가도 있지만, 반대로 저유가 흐름이 3년은 갈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석유 메이저 회사의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저유가 국면이 3년은 간다’는 의견과 ‘200달러까지 폭등한다’는 의견까지 나와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지난 2009년 높은 유가로 투자가 촉발돼 신규 유정 발견이 사상 최대 수준이었고, 셰일가스도 더해졌기 때문에 이런 일(초저유가)이 발생했다”며 “당분간은 (석유수출국기구 OPEC가 비 OPEC 지역을 고사시키기 위해) 40~50달러 수준으로 유지시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GS칼텍스 관계자는 “유가가 무조건 내려갈 수만은 없다”며 “언제인지 예측할 수는 없으나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GS칼텍스는 해외의 저유가 추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지난해 1월 31일 발생한 여수산단 GS칼텍스 기름 유출 사고 후유증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탓이다. 이 사고로 인해 여수뿐만 아니라 광양만과 경남 남해군까지 기름이 흘러가 많은 어민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GS칼텍스는 기름 유출로 인한 기름 방제비용과 1차 생계형 피해보상액을 지급했으나 아직 최종 보상액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보상액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며 “일부 주장처럼 서로 제시하는 피해보상 규모가 달라 파열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단 협상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반부실 가능성에 대한 재계의 우려에 GS칼텍스 측은 “고도화시설 등 보유시설을 활용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