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EG의 최대주주인 박지만 대표이사 회장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표와의 특수관계로 EG는 그동안 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마다 급등락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 기각 결정 당시에는 9% 이상 급락하기도 했던 것. 그런데 이번에는 박 대표의 정치적 승리를 반영해서인지 EG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런 정치적 연동에 대해 경계를 나타내면서 “헌재 평결 다음날 바로 하한가까지 떨어져버렸다. 일부 투자자들이 박지만 회장의 이름을 이용해 주가를 띄운 뒤 곧 되파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G는 지난 1987년 5월 설립된 삼양산업(자본금 4억원)이 전신이다. 포항제철의 계열사였는데 설립 이후 계속 적자에 허덕였다고 한다. 설립 당시에는 POSCO(당시 포항제철) 광양제철소의 산회수라인을 직접 운전 정비하여 산화철전문 메이커로 성장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박지만 현 회장이 지난 90년 1월 인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 회장은 96년 이광형 대표이사에게 사장 자리를 넘겨준 뒤 자신은 회장으로 물러앉았다.
하지만 등기이사로서 지금도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과 본사인 충남 금산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는데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일요일에도 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에 벤처기업상을 수상한 바 있고 2001년 천만불탑 상을 받기도 했다. 회사 지분은 박지만 회장이 46%, 이광형 사장이 5%, 그 외에는 소액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경북 군위 출신으로 육사를 졸업한 뒤 78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그는 74년부터 79년 2월까지 청와대 경호실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수행경호관을 지냈으며그 뒤 80년까지 청와대 부속실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 아름다운재단 박원순 이사와 박지만 회장 및 EG 관계자들. | ||
박지만 EG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꾸준한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홀로 사는 노인들이나 가난한 학생들에게 지원금을 보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지난 3월에는 박원순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는 아름다운재단에 농어촌 지역 청소년들의 장학금으로 기금 출연금 5천만원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박 변호사를 만난 자리에서 기부제도 이야기를 듣고 흔쾌히 거액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매출액이 2백억원이고 순이익이 5억원임을 감안하면 큰 액수임에는 틀림없는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가 밝히는 박 회장의 소망은 ‘고아원과 양로원을 합한 자선단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박 회장은 예전부터 ‘고아들은 정에 굶주려 있고 갈 데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말 상대가 없다’며 ‘고아들과 양로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공동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자주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해에는 금산군청에 장학금으로 1억원을 희사하기도 했다. 또한 박 회장은 자신의 월급을 털어 금산군에서 매년 2명의 가난한 학생들을 선발,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박 회장은 평소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거의 밝히지 않는 등 정치와는 담을 쌓았지만 직원들에게는 잔정이 많아 신임이 매우 두텁다고 한다. 회사가 적자일 때도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 지원은 중단하지 않아 교육에 남다른 열의를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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