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나는 실패한 대통령”
2011년 발간된 <노태우 회고록> 역시 후폭풍이 상당했다.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민자당 후보에게 3000억 원의 대선 자금을 지원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었다. 이때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발끈하며 “지금 그 사람이 어떤 상태냐. 수년 전부터 와병 중인데 회고록이 나온 것이 수상하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런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회고록을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에 상당 부분 할애했다. 2000년에 출간된 <김영삼 회고록>은 ‘실패한 회고록’으로 평가되는데, IMF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은 적극 감추고 금융실명제나 하나회 척결 등의 치적을 과대하게 포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사후에 출간된 회고록도 있다. <김대중 자서전>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서자 출신”임을 고백해 화제를 낳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고백했다.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이 읽혔는데, 10만 부 내외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월 2일 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은 <김영삼 회고록>과 함께 퇴임 이후 가장 빠르게 출간된 회고록으로 회자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2월 퇴임한 이 전 대통령은 불과 23개월여 만에 회고록을 완성했다. 엄밀하게 따지면, 1998년 퇴임한 뒤 2000년 1월 출간된 <김영삼 회고록>이 10여 일 먼저 나왔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