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만지면 과거의 행적이…
덴튼 박사는 연구리포트를 통해 자신의 누이인 앤덴튼 그리지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고한 바 있는데 이 리포트에 따르면 앤덴튼 그리지는 돌멩이나 화석 같은 어떤 지질학적 견본을 이마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그 견본에 관계된 ‘과거사’를 영상처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사이코메트리 능력자에 대한 문건이 적지 않다. 1943년 네덜란드의 피터 허코스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두개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는데 그 이후 특별한 능력이 생겨 경찰이 그의 도움을 많이 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사건 현장에 남은 범인의 외투를 만진 뒤 범인의 인상착의를 구체적으로 알아맞췄다고 한다.
근래 들어 미국과 영국 등 몇몇 국가에서는 미해결 사건이 많이 발생하자 범죄 수사의 여러 기법 중 하나로 사이코메트리를 비공식적으로 실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범죄 현장의 유류품 등을 통해 범인이나 피해자의 행적을 추적하는 따위다.
국내에서는 사이코메트리가 정식으로 수사에 도입된 적은 없지만 오는 3월 하순부터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여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공중파 방송을 탈 예정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마왕>(가제)이 그것. 과연 이 초과학적인 얘기가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