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의자들 너무 뻔뻔
2003년 경찰에 투신한 심연수 형사(29)는 그간 기자가 만나온 형사 중 가장 젊은 형사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형사들이 득시글한 강력반에서는 아직 막내뻘인 셈. 업무가 힘들다는 이유로 상당수 젊은 사람들이 거부한다는 강력반 형사생활을 그가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 모범답안 같은 대답일지 모르지만 심 형사는 “강력반에서 내가 할 일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젊기에 힘든 일도 감당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심 형사는 워낙 젊고 동안인 데다가 강력반 형사답지 않은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다. 혹시 이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을까.
“피의자들이 저보고 ‘학생 같다’ ‘정말 형사 맞냐’고 따지고들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죠. 하지만 정말 견디기 힘든 건 피의자들의 뻔뻔스러운 태도예요. 요즘은 피의자들이 자신의 ‘인권’에 대해 줄줄 꿰고 있어요. 형사들에게 ‘해볼 테면 해보라’며 적반하장격으로 큰소리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남의 인권도 그렇게 존중해줬으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심 형사는 이왕 강력반에 몸담은 이상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싶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사건이 터지면 바로 현장으로 달려나가야 합니다. 생활이 불규칙하다보니 아무래도 제 또래 친구들의 생활패턴과는 다르죠. 좋아하는 운동을 아무 때나 할 수 없고 약속시간도 수시로 변경해야 하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발을 들여놓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최고의 형사가 될 수 있도록 하루하루 노력할 것입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