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녹십자는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가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지분 29.36%(735만 9773주)를 보유해, 일동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 32.52%(815만 1126주)와 3.16%포인트 차이를 유지한 2대 주주다.
녹십자의 이사진 선임안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경영에 좀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초 불거졌던 녹십자의 적대적 M&A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녹십자는 “주주제안서 발송은 주주로써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적대적 M&A로는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녹십자의 제안에 일동제약이 적대적 M&A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달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이를 녹십자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일동제약은 녹십자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오는 16일까지 요구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녹십자의 주주 제안에 대한 일동제약의 공식 입장> 전문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권 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녹십자는 그간 일동제약에 대한 녹십자의 주주권리행사가 적대적 M&A 시도가 아닌 상호 협력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습니다.
이처럼 녹십자는 협력과 발전을 표방하고 있으나, 지난해 1월 차입과 계열사를 동원하여 일동제약 주식을 매입,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바 있고, 이번에는 일동제약의 2014년 실적을 호도하며 예고 없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등 일련의 권리행사가 적대적 M&A로 해석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주주권리행사는 오히려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이는 녹십자가 내세운 협력 취지에도 위배되는 바, 이에 대해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합니다.
즉 우선적으로 상호간의 신뢰구축이 강력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 판단되며, 이에 대해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녹십자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2월 16일까지 요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