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도 해결도 소설 같더라”
80년 경찰에 투신한 박상춘 팀장(52·경위)은 오랜 강력반 생활을 거쳐 현재 감찰부서인 청문감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같은 경찰의 입장에서 경찰을 감찰하는 업무가 만만치 않다는 박 팀장은 “기회가 되면 다시 강력반으로 돌아가 미제로 남아 있는 사건들을 해결하고 억울한 이들의 죽음을 파헤치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는 강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강력반 근무 당시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했던 박 팀장은 이 사건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으며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낯선 여성과의 우연한 만남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온 거죠. 평소 성격 같았으면 정원석이 여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원석은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스스로도 그날 자신이 저지른 짓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어찌나 땅을 치며 후회를 하던지…. 착하기만 했던 아들 소식을 듣고 시골에서 올라온 정원석의 부모는 그 자리에서 까무러치더군요. 여인의 죽음에 얽힌 진상은 밝혀냈지만 졸지에 살인범이 되어버린 청년을 보니 마음 한켠이 더없이 착잡했습니다. 아울러 채팅을 통한 즉석만남, 엔조이를 목적으로 한 조건만남이 만연한 세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