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프린스’ 월 임대수익이…헉!
장근석이 지난해 11월 매입한 서울 삼성동 소재 빌딩은 1층에 입점한 은행의 임대료만 월 7500만 원에 달한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장근석은 20대 연예인 가운데 부동산 투자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인물이다. 처음 매입한 청담동 빌딩의 전 소유주는 개그맨 서세원이었다.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서세원은 평균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건물을 내놨고, 매물을 찾던 장근석은 이를 곧바로 매입했다. 이 건물은 7호선 강남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역세권인 데다 학동사거리와도 가깝다. 유동인구는 물론 주변에 주택가와 상가가 혼합돼 있어 탁월한 상권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장근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1월 삼성동 빌딩까지 매입했다. 비록 150억 원의 대출이 포함했지만, 1층에 입점한 한 은행의 경우 월 임대료가 7500만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부동산 투자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빌딩을 소유한 연예인들은 40~50대 중년 스타가 대부분이었다. 오랜 연예계 생활로 거둔 수입을 모아 빌딩을 매입해 상가로 활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류시장의 확대로 20대 스타가 벌어들이는 수입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역시 그 규모에 맞는 재테크에 관심을 쏟는다.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단연 빌딩 재테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나이가 어린 스타일수록 건물 등 부동산 투자를 더 선호한다고 밝힌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투자에서 부동산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아이돌 스타의 선호가 높은데, 아무래도 지금의 수입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임대 수익이 큰 건물에 몰린다”고 밝혔다.
카라의 또 다른 멤버 한승연은 구하라보다 투자 규모를 더 키웠다. 지난해 4월 청담동 강남세무서 인근의 지하1층 지상4층 건물을 45억 5000만 원에 매입해 현재 신축 중이다. 올해 3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면 카페나 식당, 학원 등으로 활용할 예정. 구하라의 건물이 연예인 소유란 점에서 9억 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 등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은 것처럼 한승연의 건물 역시 비슷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과 서울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최준필 기자
연예인 빌딩 부자 1위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다. 총 4채의 건물을 보유해 시세만 1100억 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 김남주·김승우 부부, 유호정·이재룡 부부, 권상우 등은 꾸준하게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일찌감치 빌딩 매입으로 상당한 재테크 노하우를 발휘한 연예인이다. 대부분 결혼 후 재산축적으로 빌딩을 선호한 케이스다. 빌딩을 보유한 연예인은 대략 80여 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강남구를 선호한다. 실제로 절반 이상이 청담동과 신사동, 역삼동, 삼성동에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연예인의 주요 활동 지역이 강남이란 점에서 선호가 높다.
사실 스타들이 일찍부터 빌딩 등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데는 연예인이란 직업이 가진 특수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려한 인기를 얻는 스타는 일반인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의 금액을 짧은 기간에 벌어들인다. 하지만 꾸준한 고정 수입이 없는 직업의 ‘불규칙성’은 연예인을 빌딩 투자에 몰리게 한다. 실제로 최근 연예인들이 주로 매입하는 빌딩이 대부분 ‘수익형 부동산’이란 점도 이런 분위기를 드러낸다.
김태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지하 3층 지상6층 규모의 빌딩을 132억 원에 구입한 김태희는 보통 여자 스타들이 강남 지역이나 이태원 등지에 위치한 세련된 외관의 건물을 선호하는 데 비해 오직 임대 수익에 집중했다. 이 건물은 학원과 상가 밀집 지역으로, 점포당 월 임대료 6000만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태희의 ‘알짜 투자’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무턱대고 건물 매입 등 부동산에 뛰어들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 또 다른 빌딩 재벌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부동산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홍익대 인근인 서교동과 합정동에 총 4채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총 시세는 500억 원이다.
특이한 점은 양현석은 한 번도 강남 지역 빌딩에는 투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얼마 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부동산을 산 적은 있지만 한 번도 팔지 않았다”며 “안정적인 음악 활동을 위해서 건물 투자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양현석이 빌딩 4채를 보유한 부동산 재벌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있었다. 그는 “7년 동안 홍대 인근 부동산에서 거의 매일 김치찌개를 먹으며 관련 정보를 수집해 공부했다”며 “부동산은 돈이 있어도 좋은 땅을 살 수 없고 그렇다고 팔고 싶을 때 아무 때나 팔 수도 없다. 때를 기다리는 여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