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16일 일동제약에 “주주제안은 2대 주주로서 법이 정해준 최소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10인으로 구성된 일동제약 이사회에 당사 지명의 사외이사 1인, 비상근 감사 1인이 경영감시에 참여함으로써 이들이 주주 전체 이익의 대변자로 경영진과 건설적인 의사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답변을 보냈다.
이어 녹십자는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상호협력을 위한 제안과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해왔으나, 일동제약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어떤 사업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지 정보조차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6일 녹십자 측은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가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은 “녹십자 측의 제안이 적대적 인수·합병이 아니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16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이번 녹십자의 입장은 일동제약의 요구에 대한 답변이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제안에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양 측은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표대결로 들어간다면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박빙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동제약 지분은 윤원영 회장 등 최대주주가 32.52%(815만 1126주), 녹십자 등이 29.36%(735만 9773주), 피델리티가 10.00%(250만 6600주)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인 녹십자의 지분율 차이가 3.16%포인트에 불과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