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전자가 공개한 ‘세탁기 파손 논란’ CCTV 분석영상 캡쳐
삼성전자는 17일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기소된 사안인 만큼 LG전자가 자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을 올렸다고 해도 똑같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등 대응을 자제했다”면서도 “하지만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사실을 명백하게 왜곡해 그와 관련된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반박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해외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며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지적했다. 또한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 직원의 목격 여부에 대해서도 LG전자가 현장 CCTV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 바로 뒤에 세탁기 파손 장면을 클로즈업해, 마치 파손 현장을 프로모터들도 보고 있던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도어를 파손할 당시 삼성전자 프로모터나 매장 직원들은 다른 곳에 있었고, 조 사장 일행이 매장을 떠난 후에야 제품 파손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조성진 사장이 경쟁사 제품을 파손하고도 매장 직원에 알리지 않고 말없이 현장을 떠난 것에 대해 ‘부도덕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LG전자가 파손된 제품과 정상 제품의 힌지 움직임을 비교 촬영한 부분에 대해서도 “동영상에서 증거로 제시된 동영상은 독일에서 파손된 세탁기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특정 방송사가 국내 백화점에서 촬영한 정상 제품 영상”이라며 “정상 제품 영상을 파손된 제품이라고 주장하며 비교 영상을 제시해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삼성전자는 “건장한 조 사장이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을 체중을 실어 누르는 것은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이며, 이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며 “LG전자가 이번 영상 공개를 통해 이미 기소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드럼세탁기 3대의 도어 연결부 3개를 고의로 부수고,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재물손괴 및 명예훼손)로 조성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 아무개 상무, 홍보 담당 전 아무개 전무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조성진 사장은 지난 16일 “혐의 유무는 재판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개인의 명예는 물론 회사의 명예를 위해 현장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하려 한다”며 당시 매장 현장 CCTV 녹화분을 담은 8분 45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