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앞에서 저질러
92년 경찰에 투신한 서영용 형사(40·경사)는 “자신들이 가진 전문지식을 악용해 완전범죄를 소원했다는 것, 그토록 무서운 범행을 저지르면서까지 새출발을 꿈꿨다는 것 자체가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제보를 흘려듣고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더라면 교통사고로 영원히 묻힐 뻔했어요. 팀원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쳤다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았죠. 도대체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서 형사는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하긴 했지만 남겨진 박 씨의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불쌍해요. 어른들의 일그러진 욕망이 빚어낸 일인데 아이들이 무슨 죄입니까. 특히 포충사 앞에서 박 씨를 살해할 당시 차량 안에는 9개월된 아들도 같이 있었어요. 너무 무섭지 않나요. 아기가 너무 어려서 기억은 못하겠지만 어머니가 살해되는 현장에 있었다는 자체가 정말 소름끼치고 참담하더라구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