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애초에 멀리해야”
90년 경찰에 투신한 손은호 팀장(41·경위)은 굵직굵직한 사건을 단기간에 해결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자타공인 베테랑 수사관이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천서 관할 사건들 상당수가 손 팀장의 손을 거쳤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사실 이 사건은 강도에 의한 우발살인으로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살해도구가 칼이 아닌 총이라는 점에서 손 팀장은 계획살인에 무게를 뒀다고 한다. 평소에 총을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면식범에 의한 원한살인으로 가닥을 잡은 손 팀장은 피살자와 채무관계에 있던 서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잡고 추적, 검거할 수 있었다.
“전과가 전혀 없던 서 씨가 겨우 돈 몇 백만 원 때문에 일순간에 살인범으로 전락한 것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더라구요. 돈을 갚으라고 재촉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채권자. 사건 당일도 사정 좀 봐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거절당했고 오히려 그동안 쌓여있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죠.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는데…. 돈 받으러 갔다가 졸지에 살해당한 김 씨도 안타까웠어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