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 후 지 씨는 사회에 대한 격한 반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범행동기에 대해 역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연구관은 당시 지 씨가 보인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범죄분석가의 입장에서 지창식을 볼 때 가장 답답한 게 이 부분입니다. 지창식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합리화시키려 했어요. ‘사회가 나를 이 꼴로 만들었다’는 거죠. 실제로 그는 ‘사회 저명인사들을 살해해 전과자의 고충과 소외감을 알려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려 했다’고 항변했어요. 하지만 지창식이 살해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골 외딴 마을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노인들이었어요. 그는 ‘저명인사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았고 공범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무고한 노인들을 상대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은 어떤 이유로든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