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수는 처가와 부인에 대한 불신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었어요. 오죽하면 유서에도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는 내용 대신 증오 섞인 내용을 남겼겠습니까. 귀신이 돼서라도 처가를 몰살시키겠다는 섬뜩한 내용은 처가에 대한 윤 씨의 분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하게 해주죠. 곪을 대로 곪은 응어리가 결국 터지고 말았던 거죠.”
김 수사연구관은 이 사건에 대해 ‘부부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사건이라고 회고했다. 특히 최근 들어 ‘정’ 때문에 마지못해 사는 ‘무늬만 부부’인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가족 간의 범죄를 막고 행복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부부 간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김 수사관은 말했다.
“윤 씨는 가정파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부인의 탓으로 돌렸죠. 심지어 아이들이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슬슬 피하는 것조차 부인 탓, 처가 탓으로 여겼던 거죠. 이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어요. 윤 씨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멀어지는 주변 사람들을 못살게 굴었던 것 같아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부부 간 깊은 불신과 갈등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참극으로 이어지고 말았죠. ‘이렇게 끝날 인연이었다면 진작에 놔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끔찍한 현장을 목격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윤 씨의 아들 때문에 수사팀원들 모두가 착잡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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