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시간인 오후 2시까지 호반건설과 사모펀드인 IBK-케이스톤,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6곳 이상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반면 인수전 참여설이 나돌던 애경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 등 국내 대기업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형제의 난’ 다툼을 벌인 금호석유화학 등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중견 건설사에 불과하지만 다수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을 보유하며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을 손에 쥐면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박삼구 회장 역시 반드시 경영권을 되찾아 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인수전이 과열돼 금호산업 매각가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과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두고 본격적인 매매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격이다.
다만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유리할 수 있다. 사모펀드들이 끝까지 인수 의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법상 외국인 혹은 외국인이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은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다. 따라서 사모펀드 측이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로 올라서 항공운송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외국인 지분을 줄이고 투자자를 모집해야 한다.
한편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25일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주 내로 입찰 일정을 확정, 다음 주 초에 인수의향서 제출자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예비입찰을 거쳐,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이어진다. 이르면 오는 5월쯤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이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을 박삼구 회장에게 알려주고, 박 회장이 이보다 많은 금액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를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낼 경우 금호산업 지분을 먼저 인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선권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넘어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