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요구한 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을 오는 3월 20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되는 3명의 이사진은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를 비롯해 사외이사 최영길 고려대 교수, 이종식 감사 등 3명이다. 일동제약은 이날 이 대표 재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새로운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에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녹십자는 허재회 전 녹십자 대표이사와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찬섭 성신회계법인 대표를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제안했다.
반면 일동제약은 사외이사 후보에 서창록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감사 후보는 이상윤 전 오리온 상임감사를 올렸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일동제약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두고 양사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결과가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 32.52%(815만 1126주)에 비해 3.16%p 적은 29.35%(735만 9773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무산시켜 적대적 M&A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일동제약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임기 만료되는 3명의 이사진 중 2명을 추천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측은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입장과 조치를 내놓으면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녹십자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적대적 M&A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는 두 주주 외에 10%(250만 6600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자 피델리티와 나머지 28%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표에 따라 이사 선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피델리티를 포섭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일동제약의 임시 주총에서 녹십자의 편에 서 지주회사 전환 건을 저지시킨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