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C서울 홈페이지 캡처
지난 시즌 가까스로 리그 3위를 차지하고 ACL 4강, FA컵 준우승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서울은 올시즌 더 나은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 일정이 시작 되기 전 두 경기를 치른 현재 시즌 성적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은 앞서 벌어진 ACL 플레이오프에서 3년 연속 시즌 첫경기에서 득점한 윤일록을 비롯해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유일한 영입선수 이석현, 800여일 만에 복귀골을 성공시킨 정조국 등이 활약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7골을 넣는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축구 변방인 베트남의 하노이 T&T를 상대로한 승리였기에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5일 펼쳐진 ACL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서울은 아시아에서 강팀으로 거듭난 광저우 헝다에 맞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0-1로 패배했다. 서울은 이 경기에서 지난 시즌 내내 지속됐던 답답한 모습을 다시 보였다. 오스마르 고명진으로 구성된 중앙에서는 좀처럼 앞으로 공을 전진시키지 못했고 공격진 또한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양 풀백인 김치우와 차두리의 크로스에 의한 공격형태에 의존했고 윤일록만이 가끔 번뜩이는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이같은 서울의 경기력에 국내 최대 도시에 위치해있는 빅 클럽으로 매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이석현 외에 영입없이 기존 멤버로 조직력을 다졌다는 그들의 주장에도 의구심이 따르게됐다.
물론 상대가 브라질 A 대표팀에도 오르내리는 히카르도 굴라트 등이 포진하며 아시아 최강전력을 자랑하는 광저우였기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도 시간은 이르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력 보강을 이룬 광저우에 비해 최소한의 영입으로 오히려 김주영 등의 선수 유출이 있었던 서울이 1골 만을 내주며 그들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게 한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은 이제 갓 두 경기를 치뤘을 뿐이다. 그들에게 문제점만을 지적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표면적 성적은 1승 1패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경기력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었다. 어쨌건 그들이 목표로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명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