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 ‘선생님’ 특강에 대륙 학생들 ‘셰셰~’
사실 역사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일본과 껄끄러운 관계인 중국에서 일본과 관련된 이슈는 대개 호감보다는 비호감으로 비치게 마련이다. 정상들의 외교 관계 역시 냉랭한 가운데 중국 각지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질 때면 일본 상점들은 종종 시위대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험난한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인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본산 제품(?)이 하나 있으니, 바로 일본 AV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본의 포르노 여배우들이 바로 그렇다. 비록 중국에서는 포르노물 관람이 불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일본을 포함해 외국의 포르노 영화는 하루가 다르게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으로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중국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단연 일본의 AV 아이돌들이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창 선생님’으로 불리는 일본 최고 AV 스타 아오이 소라.
하지만 가장 파격적이고 눈에 띄는 선물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일본의 포르노 배우인 줄리아 교카(27)와의 하룻밤이 그것이었다. 줄리아는 2010년 간호사직을 그만 두고 AV 시장에 뛰어든 일본의 포르노 배우로, 터질 듯한 가슴을 자랑하는 인기 있는 AV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춘절 선물의 진위 여부를 두고 한동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어찌 됐든 이는 중국 내 일본 AV의 위상이 어떤지, 그리고 얼마나 열풍인지를 잘 나타내는 단면이기도 했다.
2012년 베이징 일간지 <글로벌 타임스>가 3만 4000명의 중국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현상은 잘 나타나 있다. ‘일본과 관련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32.9%가 ‘성인 영화와 포르노 여배우’라고 응답했던 것. 그리고 그 뒤로 26.6%가 ‘일본인들의 근면성과 예의바름’을, 13.8%가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제품’을 꼽았다.
사실 중국의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 일본은 더 이상 적대적인 나라가 아니다. 이들은 일본 미디어에 열광하고, 도요타 자동차를 몰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일본 과자를 대량으로 주문한다. 또한 일본 만화영화를 즐겨 보거나 펜탁스나 후지필름 카메라를 갖고 여행을 하거나 무인양품에서 쇼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일본 AV만큼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메이드 인 재팬’은 없다.
중국 내 일본 포르노의 인기와는 무관하게 반일감정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일본 AV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학교나 가정에서 성교육이 따로 실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한다. 실제 많은 중국 청년들은 ‘야동’을 통해 성교육을 받고 자라며,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일본 포르노이다. 선전의 한 고교 남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일본 포르노 영화를 돌려 본다. 일본 포르노가 가장 인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니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일본 포르노 배우를 가리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가령 중국 내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오이 소라의 경우에는 ‘창 라오스’ 즉 ‘창 선생님’이라고 불린다.
유이 하타노(왼쪽)와 줄리아 교카.
현재 아오이 소라를 비롯해 줄리아 교카, 유이 하타노 등 일본의 AV 배우들은 중국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오이처럼 AV 업계를 떠나 배우 겸 가수로 정식 데뷔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아오이는 과거 여러 차례 방한했으며, <한국어 학당> 등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는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AV 스타다.
외로운 중국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은 아오이는 귀여운 외모와 왕가슴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베이글녀’다. 중국에 진출한 후 <제이몽> <정자왕> <리벤지> 등 영화배우로 데뷔했으며, 지난 2011년에는 중국어로 부른 노래 ‘마이유’를 통해 가수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그녀의 인기를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다. 현재 그녀의 팔로어 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선 상태. 2010년 처음 개설했을 당시 여섯 시간 만에 13만 명이 팔로했으며, 불과 하루 만에 22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두 달 만에 95만 명의 팔로어가 생기면서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 스타로 급부상한 아오이는 한 설문조사에서 ‘SN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오이가 특히 중국인들 사이에서 호감을 사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SNS를 통해 보여주는 꾸밈없고 솔직한 태도 때문이다. 웨이보를 통해 수시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아오이의 계정은 홍보 담당이 대신 운영하는 PR 계정이 아니다. 대신 그녀가 직접 일일이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쌍방형 소통 창구다. 가령 “여러분들이 일본어를 모르니까 대신 제가 영어로 글을 쓰도록 노력할게요. 그런데 일본어로 쓴 글은 다시 영어로 번역을 해드리진 못해요. 죄송해요!!”라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그런 예이다. 이를테면 팬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현재 이런 의미에서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또한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 그리고 중국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 역시 아오이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호감형으로 비치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2010년 리히터 규모 7.1의 위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아오이가 보여준 자선 활동은 많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아오이 소라와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다정하게 포옹하는 모습. 오른쪽은 아오이가 쓴 서예글씨로 일본을 먼저 써 중국팬들에게 비난을 받자 순서를 뒤바꿔 다시 공개했다.
이 선행 후 중국팬들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존경받는 인물로 떠오르기도 했다. 샤오미 회장인 레이쥔이 기념행사에서 만난 아오이와 공개적으로 다정하게 포옹을 할 정도로 아오이는 중국에서 더 이상 AV 배우로만 인식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때로는 탈이 나게 마련.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중국과 일본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나섰다가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가령 웨이보에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여러 차례 올렸던 그녀는 그때마다 반일 감정을 갖고 있는 중국 누리꾼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크고 작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번은 그녀가 직접 쓴 서예 글씨 사진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었다. ‘일본-중국 우호’라고 적은 서예 글씨 사진과 함께 중국어로 “우리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는 좋은 관계가 유지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분들과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라고 글을 올렸던 것.
하지만 곧 비난이 쏟아졌다. 왜 ‘중국-일본’이 아니라 ‘일본-중국’이냐는 것이었다. 이에 아오이는 두 번째 사진을 올렸다. 이번에는 ‘중국-일본 사람들의 우호’라는 서예 글씨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두 장의 사진을 본 중국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호평과 혹평이 쏟아졌다. 반일 감정이 강한 부정적인 누리꾼은 “우리의 치욕을 잊지 말자”라고 경계했는가 하면 아오이를 가리켜 ‘일본의 개’라고 비하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댜오위다오는 중국 거; 아오이 소라는 세계 거’라는 패러디도 등장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아오이의 영향력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적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2013년 이 서예 작품은 ‘닝보 테마파크’에서 열린 이벤트 경매 행사에서 9만 5000달러(약 1600만 원)에 낙찰되면서 다시 한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친공산당 성향의 한 신문은 ‘유치하다’라며 혹평하기도 했다.
이밖에 인기가 있는 일본 AV 가운데는 줄리아 교카, 유이 하타노 등이 있다. 하타노는 특히 대만 출신의 모델 겸 배우인 린즈링을 닮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중국 후난성 ‘야동 단속반’ 운영중 매주 700편씩 검열…총각은 저리 가! 중국에서 포르노 영화를 관람하거나 상영하는 것은 ‘불법 행위’다. 하지만 여느 나라처럼 중국 역시 온갖 종류의 음란물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 사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통해 원한다면 누구나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길거리 노점상에서는 할리우드 해적판 DVD 틈에 포르노 DVD를 몰래 끼워 파는 행상인들도 많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포르노 영화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었던 모양.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중국 후난성에서는 음란물을 단속하기 위한 ‘야동 단속반’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야동 단속반’ 관리들이 하는 일은 하루 종일 앉아서 성인 영화를 꼼꼼히 감상(?)하는 것이다. 모두 네 명으로 구성된 팀이 매주 검열하는 음란물은 모두 700여 편. 사무실 안에는 음란물로 의심되는 DVD가 잔뜩 쌓여 있으며, 대개 서양판, 일본판, 한국판으로 나뉘어서 검열이 실시된다. ‘야동 단속반’ 소속인 류샤오젠(70)은 “이 일을 하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해서 음란물을 봐야 한다. 매일 출근해서 하는 일이 포르노 영화를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보다 사무실이 작았다. 방 안에 모여 앉아 야동을 볼 때면 얼굴과 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점자 무뎌졌으며, 이제는 노련한 전문가가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묘하게 영화 마지막 부분에 포르노 장면을 삽입해 놓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검열을 마친 영화는 등급별로 나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외설’로 분류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스토리 라인이나 드라마틱한 장면이 있을 경우에는 그 아래 단계인 ‘포르노’로 분류되는 영화도 있다. 한편 ‘야동 단속반’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류처럼 나이 많거나 반드시 유부남이어야 한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