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베드로병원 조필제 원장.
여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랫배가 나오면 비만이나 나잇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는 ‘자궁근종’ 증상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피곤하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늘어나는 자궁근종 환자수가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자궁질환 환자 수는 대부분 과다출혈, 통증 등 증상을 동반한 환자 숫자라는 점이다. 병원을 찾지 않았거나 증상이 가볍거나 없는 환자를 포함하면 자궁질환 여성은 2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미국, 캐나다, 등 8개국의 15~49세 여성 2만14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궁출혈과 통증 여성 연구’ 조사에서 자신의 자궁근종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4.5(영국)~9.8(이탈리아)로 나타났다. 한국여성(1353명)의 자궁근종 인지율은 9%로 8개국 중 이탈리아 다음으로 높았다.
자궁근종이 있을 때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전체의 30~40%로 알려져 있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클수록 아랫배가 불룩 나오거나 자궁주변의 장기인 방광이나 직장을 압박해 소변을 자주 보고 변비가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자궁근종이 생기는 위치가 점막 쪽에 가까울 때는 과다출혈 증상을 보이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하혈을 하는 부정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출혈을 방치해 빈혈이 심해지면 손발톱이 얇아지거나 잘 부러지고 기미가 생기거나 두피에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탈모증상이 나타나고 말을 할 때 숨이 차며 성교통 및 우울증이나 피로를 잘 느끼고 쉽게 짜증이 난다. 하지만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자란 종양으로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거나 위치에 이상이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궁근종의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자각증상이 있을 때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당연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3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은 간단한 초음파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조기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최근에는 절개를 하지 않고 초음파만으로 자궁의 근종을 제거하는 하이푸 시술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나와 있어서 자궁근종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 없이 증상이 있을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이푸(HIFU)란 마치 돋보기로 태양 에너지를 모아 종이를 태우듯이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 초음파를 체외에서 근종과 선근종에 집적시켜 병변이 있는 종양조직을 응고 괴사시키는 최신 치료법이다.
[도움말 강남베드로병원 조필제 산부인과전문의]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