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월 25일 산은이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이들 5개사 외에도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제출한 지 이틀 만에 참여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처음부터 금호산업 인수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롯데그룹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의향서를 냈지만, 롯데 측의 불참을 확인하고서 의사를 번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산은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과정에서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 주)다.
금호산업은 중견 건설사에 불과하지만 다수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을 보유하며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을 손에 쥐면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반드시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아 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삼구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어, 최고 입찰가격이 박 회장의 자금 동원능력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을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금호산업 매각가가 8000억~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박삼구 회장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산은은 입찰적격자들을 상대로 오는 9일부터 5주간 예비실사를 거친 뒤, 오는 4월말 입찰제안서를 접수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을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에게 알려주고, 박 회장이 이보다 많은 금액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낼 경우 금호산업 지분을 먼저 인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선권은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넘어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