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부 관계자들이 17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5월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 조정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KDI는 지난 2014년 말 “예상대로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고 대내적으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원활히 실행될 경우”라는 전제 하에 올해 경제 성장률을 3.5% 안팎으로 전망했다.
하지만당시 3.8%였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3.5%로 하향 조정됐다. KDI가 IMF의 전망치를 기준점으로 잡고 있음을 감안할 때, KDI 역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지난 12일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올해 1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인 3.4%를 다음달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 외에 금융연구원(3.7%)과 한국경제연구원(3.7%), 민간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3.4%)과 현대경제연구원(3.6%)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연초부터 부진하게 발표되고 있는 생산·수출·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3.7% 감소폭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올해 1월 0.7%, 2월 3.4% 줄었으며, 소비도 올해 1월에 3.1%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에도 0%대에 머무르게 돼, 6분기 연속 제로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외국 기관들은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대부분 3.0%로 내다보고 있으며, 특히 노무라증권은 지난 10일 지금까지 나온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2.5%를 제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당초 전망치인 3.8%를 하향 조정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상반기 중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여 연간 성장률 3.8%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성장률 3.8% 달성을 자신했지만, 이후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발표돼 “디플레이션 우려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채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