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압류된 차량 수백 대를 ‘세탁’해주고 금품을 받은 7급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압류된 차량 수백 대의 기록을 지워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직권남용 등)로 모 구청 7급 공무원 이 아무개 씨(54)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브로커 A 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압류된 자동차 143여대의 체납내역 4억 원을 지워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10년가량 직권말소 업무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의 체납된 세금이나 과태료가 많아 압류 상태가 되면 이를 해결할 때까지 소유권 이전 및 재판매 등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이런 방식으로 세탁해준 압류 차량이 최대 600대까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지만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씨에게 차량 세탁을 청탁한 브로커 A 씨를 지난 28일 새벽 검거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브로커 A 씨가 이 차량들을 중고차 시장이나 밀수출 시장에서 거래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A 씨 외에도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