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컨설팅업체 IBEL 대표 장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1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장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씨는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S사와 W사에서 20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비자금은 앞서 구속된 박 아무개 전 포스코건설 상무(52)가 하청업체 흥우산업을 거쳐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여 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장씨는 2곳의 업체가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고, 공사대금을 부풀린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장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입찰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S사 등이 하청업체로 선정되도록 다른 건설회사들을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것이다.
장 씨는 포스코건설이 조성한 100억 원대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발주처에 뒷돈으로 주고 공사를 따내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장 씨가 대표로 있는 IBEL는 경영자문 컨설팅업체지만 실제 영업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장 씨가 중학교 동문인 정동화 전 부회장과의 친분을 이용, 현지 비자금 조성과 국내 반입 등 이번 사건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장 씨는 포스코건설 사내 인사가 아니라 과거 게이트성 사건에 여러 차례 연루된 ‘로비스트형’ 인물이다.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총풍사건’과 지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도 언급된 바 있다.
검찰은 구속된 장 씨를 상대로 정확한 비자금 규모와 전달경로, 정동화 전 부회장 등 회사 수뇌부가 연루된 구체적 정황을 추궁할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