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병원의 오진으로 신체 여러 부위를 절단 당한 피해자가 7억 원을 배상받게 됐다.
2일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김 아무개 씨(61) 부자가 A 대학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7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씨는 2010년 2월 B 대학병원에서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은 후 가슴 통증을 느껴 A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A 대학병원 측은 김 씨의 증상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보고 김 씨에게 관상동맥조영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는 A 대학병원의 완벽한 오진이었다. 당시 김 씨는 조직검사 과정에서 대장균에 감염돼 패혈증에 걸린 상태였다. A 대학병원 의료진은 뒤늦게 패혈증인 것을 포착하고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이미 입원한 지 15시간이 지난 터라 소용이 없었다.
그 사이 김 씨는 패혈증 악화로 신체 여러 부위가 괴사했다. 결국 코, 윗입술, 양 무릎 이하 다리, 왼쪽 팔꿈치, 오른쪽 팔 일부를 절단하거나 제거해야 했다. 말기 신부전도 나타났다.
신체 절단으로 노동 능력을 100％ 잃어버린 김 씨는 두 대학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 병원은 합병증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A 병원은 조기에 패혈증을 의심해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두 병원이 함께 약 8억 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하지만 2심은 “B 병원의 설명의무 위반과 김 씨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병원의 책임만 인정해 배상액을 7억 원으로 낮췄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