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거세지는 ‘일베기자’ 과거 행적 어떻기에?
출처 = KBS
[일요신문] 일부 반대 여론에도 ‘일베 기자’ 정식 임용을 강행한 KBS의 내부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KBS 기자협회, PD협회 등 KBS 사내 11개 협회는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KBS 조대현 사장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개 토론을 제안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불신임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사내 11개 협회는 ‘일베 기자’ 임용에 대해 “당혹스러움과 함께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입을 모았다. 협회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조대현 사장은 취임 초 직원들과의 열린 대화를 강조하며 KBS의 문화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금번 소위 ‘일베 기자’ 임용 사태를 겪으며 11개 협회는 근접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대화의 장벽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조대현 사장은 이 사안과 관련 일체의 면담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협회 공동의 입장 표명에도 어떠한 한마디의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이들 11개 협회는 ‘일베 기자’ 임용에 반대하며 기자회견과 서명운동 등을 벌여왔다. 수습기자 임용 결정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에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일베 기자’ 임용을 강행할 경우 조대현 사장 불신임 운동 등 합법적 불복종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달 예정된 사내 포럼 ‘한강 100도C’의 주제를 <‘일베 기자’ 임용 사태에 관한 11개 협회와 사장과의 대화>로 수정해 진행해 달라”고 제안했다. 또한 “이 사태와 관련 일체의 토론 과정을 사내 케이블을 통해 전 직원과 공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11개 협회는 두 가지 제안의 마감 시간을 2일 낮 12시까지로 잡았다. 만약 이때까지 KBS 경영진 측이 별 다른 반응이 없다면 또 다른 충돌이 예상된다.
한편 KBS 기자협회는 별도의 성명서를 통해 “KBS 뉴스는 이제 죽었다”며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내달라고 말씀드릴 염치가 없어졌다. 우리 뉴스를 시청해 달라고 간청할 한 조각의 명분마저 날아갔다”며 성토했다.
이어 “외부에선 벌써 ‘KBS’가 아니라 ‘케일베스’라는 조롱과 야유가 넘쳐나고 있다”며 “일베 수습을 정식 기자로 임용하는데 직, 간접적으로 일조했던 사측 간부들의 그 추악한 이름 하나 하나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1월 수습기자로 KBS에 입사한 해당 기자는 지난달 내부 익명 게시판에 “여직원들 생리휴가를 가려면 생리를 인증하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KBS 일부 직원들은 이 아이디를 추적해 신원을 밝혀냈고 해당 아이디로 2013년 초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일베 등에 ‘6800여 개’의 글이 작성됐다고 추산했다.
해당 기자는 ‘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자는 직장 여자 상사에게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제출하거나 사진 자료를 남겨서 감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 여자들은 공연음란죄로 처벌해야 된다’, ‘밖에서 몸을 까고 다니는 뭐 여자들은 호텔가서 한 번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등의 글을 일베에 올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