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여자친구 돼달라며 추행” 폭로…멤버 부모들 항의에 일부 행위 인정하기도
지난 11월 22일 JTBC '사건반장'은 신인 걸그룹 멤버 A 씨가 소속사 대표 B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방송 당시 그룹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올해 9월 데뷔한 한일 다국적 그룹' '대표이사와 설립자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소속사'라고 소개하면서 해당 그룹이 지난 9월 3일 데뷔한 7인조 다국적 걸그룹 메이딘(MADEIN)으로 지목됐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10월 멤버 A 씨는 숙소에 남자친구를 데려왔다가 소속사 대표 B 씨에게 들켜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두고 면담을 진행했다. 이에 A 씨는 "이번 활동까지만 끝내게 해달라, 그게 제 소원"이라고 간청했고, B 대표는 "그럼 너도 내 소원을 들어달라. 내 일일 여자친구가 돼주는 게 소원"이라고 답했다. 이 직후 면담이 진행된 대표실 문을 잠근 채 2시간 가량 성추행이 이뤄졌으며 이후 영화관에서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반면 B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사건반장' 측에 "해당 멤버가 '팀에서 계속 활동하게 해 달라. 일일 여자친구가 돼 주겠다'고 먼저 제안했고 영화도 먼저 보여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소속사인 143엔터테인먼트는 방송 이튿날인 11월 23일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입장문을 올리고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다. 보도 내용은 해당 멤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 것을 제보 받은 전문에 기초한 것으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며칠 뒤인 지난 10월 26일에 멤버의 부모들이 회사를 찾아 와 항의하자 "제가 명백히 실수한 게 맞다"고 인정한 사실이 알려져 해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부모들은 "(B 대표의 요구를) 따라주지 않으면 말도 안 되는 불이익을 주셨다. 저희가 상식적으로 느끼기에 이건 벌이 아니라 고문"이라고 항의했고, 더 이상 멤버들에게 접촉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멤버의 아버지는 "아이들(멤버들)을 앉혀놓고 XX(피해 멤버)가 가해자고 오히려 자기가 피해자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다"며 "이 일이 공론화가 돼서 회사가 문을 닫거나 피해를 입으면 너희가 손해배상을 얼마나 물어야 되는지 아느냐, 계속 같이 할 건지 말 건지 OX로 답하라고 했다더라"라고 주장했다. 데뷔한지 한 달이 갓 지난 신인 멤버들에게 사실상 협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현직 아이돌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최근 사례는 앞서 보이그룹 오메가엑스에 이어 메이딘이 두 번째다. 특히 이 그룹에는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두 명이나 포함돼 있어 이번에 폭로된 내용 외에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외 K-팝 팬덤도 143엔터테인먼트를 향해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B 대표가 소속사나 변호사의 뒤에 숨지 않고 직접 나서 구체적인 추가 입장을 밝힐 것인지에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