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의 해외자원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6일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러시아 캄차카 석유개발 사업,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개발 사업 등을 명목으로 허위 공시와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재무상태를 속여 정부 융자금, 국책은행 대출금 등 모두 800여억 원을 부당지원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성 전 회장은 부인 동 아무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경남기업 계열사 및 관계회사 ‘코오베이스’ ‘체스넛’ 등을 이용, 일감을 몰아주고 납품·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가공거래 방법으로 250여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해외자원개발 참여 당시 재무구조가 부실했음에도 정부로부터 융자금을 받은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융자금을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가 손을 뗀 과정과,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승인을 받고 900억 원대 금융지원을 받는 과정에서의 특혜 등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경남기업 워크아웃 지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제출받아 분석 중에 있다.
검찰은 일단 구속영장에는 시중은행 대출금은 제외했지만, 보강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사기성 대출을 받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성완종 전 회장의 사기혐의와 관련된 범죄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성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8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통해 정부융자금 지급 경위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한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서산태안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지난해 6월 선거법 위반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