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김대환 장관, 박원순 변호사, 박주현 전 수석, 김주영 변호사, 이종오 교수, 김용익 위원장 | ||
지난해 말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최영도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임명된 것이 계기가 됐다. 최 위원장은 2002년부터 2년간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참여연대 산하 ‘맑은사회만들기’ 본부장을 지냈다. 이로써 2001년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는 김창국 초대 위원장에 이어 2대째 참여연대 대표출신 위원장을 맞게 됐다. 김 전 위원장도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의 공동대표와 맑은사회만들기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부터 시민단체의 대표격인 ‘참여연대’는 여론의 주목을 받아 왔다. 참여연대 출신 인사 다수가 정부와 여당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산파역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참여연대’ 출신 ‘참여정부’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지난해 2월 노동부 장관에 임명된 김대환 장관은 대표적인 참여연대 출신 정부 인사로 꼽힌다. 김 장관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것을 시작으로 참여연대 산하 참여사회연구소 소장과 경제청문회 시민감시단 단장을 역임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한국의 5대 재벌 백서’의 발간을 주도했던 김 장관은 DJ 정부가 추진한 각종 재벌개혁 프로그램의 방향타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장관은 대통령 인수위 경제 2분과 간사를 맡으며 참여정부에 참여했다.
검찰인사위원회와 사법개혁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출신의 박원순 변호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주목받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참여정부 초기 감사원장 등 각종 자리에 하마평이 오르내린 것을 시작으로 각종 개각설이 나올 때마다 그의 이름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질 않고 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박 변호사의 영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던 사실은 정치권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최근에는 국정원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박 변호사는 시민단체나 재야출신 현 정부 실세들이 ‘정신적 대부’로 부르는 인물. 현 정부 개혁정책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김용익 서울대 교수도 눈에 띄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
장관급으로 참여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1998년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의 보건의료 분야 자문교수로 활동하며 현 정부측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대 국민참여수석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는 2002년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 위원을 맡아오다 참여정부에 참여했다. 만 40세의 나이로 청와대 수석에 임명되면서 여론의 관심을 모았던 박 수석은 노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을 받았던 인물. 시민단체와 참여정부간의 중요한 가교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 장관추천위원으로 활동했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실행위원 출신의 김주영 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참여연대의 재벌 상대 소액주주 소송운동을 주도하며 국민적인 스타로 떠올랐던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낸 바 있다.
참여정부 초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이종오 명지대 교수는 대구 참여연대 초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인수위 시절 국민참여센터본부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이후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관여해 왔다.
▲ 영입 영순위로 꼽히고 있는 장하성 교수(왼쪽)와 김기식 사무처장. 2001년 삼성전자 주총장에서 발언하는 모습. | ||
이 외에도 참여정부에는 청와대, 국가인권위원회 등 중요 부처에 5~6명에 달하는 참여연대 간사급 활동가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17대 국회진출도 눈에 띈다. 현재 17대 현역 국회의원 중 참여연대와 크고 작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의원은 총 6명. 당별로는 열린우리당이 5명, 민주노동당이 1명이다. 반면 한나라당에는 한명도 없다.
최근 여당 내에서 열린우리당 당의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한명숙 의원은 그 중 가장 눈에 띈다. 1999년부터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한 의원은 2000년 16대 국회의원(전국구)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참여정부 첫 환경부 장관을 맡았고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경기 고양 일산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같은 당 구논회 의원은 1997년 대전 참여연대 운영위원과 재정위원장을 맡았던 것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상임집행위원과 후원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한국 외국어대 법학과 교수 출신의 같은 당 이은영 의원은 1999년 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 본부 본부장을 엮임한 바 있다.
이상수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1998년부터 1년간 참여연대 기관지인 <참여사회>에 편집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김형주 의원은 2001년부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박원순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배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여연대 출신으로 유일한 야당 의원인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1995년부터 4년간 울산참여연대(준) 공동대표를 지내며 참여연대와 관계를 맺어 왔다.
참여연대 인사들의 ‘참여정부’ 참여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DJ 정부 시절 감사원장을 지낸 바 있는 한승헌 변호사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사개추) 초대 위원장으로 발탁됐다. 한 변호사는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정원장, 법무장관 등에도 거론된 바 있다.
여권 인사들이 꼽는 참여연대 출신 영입 영순위에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꼽히고 있다. 장 교수는 참여정부 초기부터 금감위원장, 재경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요직에 동시에 하마평이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한 인물. 인수위 시절 경제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이후 참여정부와 간접적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누나인 장하진 충남대 교수가 최근 여성부 장관에 입각하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장하원 열린우리당 정책실장이 동생이다.
참여연대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김기식 사무처장도 정치권의 관심 대상이다. 1993년 참여연대의 모태가 된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사회인연합’ 결성을 주도하며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한 김 처장에 대한 정치권의 구애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외에도 하승수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 차병직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등이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