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 전 장관(왼쪽), 안희정씨 | ||
노 대통령의 인재풀에서 언제나 최고의 주목을 받아온 것은 바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다. 최근 강 전 장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정부의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대외직명대사인 여성인권대사로 임명됐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함께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의 한국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강 전 장관을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가에선 강 전 장관의 ‘외곽에서만 활용되기엔 너무나 아까운 상품성’이 계속 거론된다. 특히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 중진인사들이 강 전 장관을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온다. 열린우리당의 전패마저 예상되는 이번 재보선에서 강 전 장관만한 구원투수도 없기 때문이다.
강 전 장관 본인은 그동안 정치 활동에 뜻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여권의 대권주자들이 조기에 노출된 점이나 4월 전당대회가 여권 지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 전 장관이 지닌 상품성은 여권 내 대권 판도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10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노 대통령 핵심측근 안희정씨에게도 많은 시선이 쏟아진다. 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출소한 안희정씨 부부를 불러 만찬을 함께하며 위로하는 자리를 갖는 등 안씨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과 신뢰를 보여줬다. 한때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던 안씨도 유학을 가지 않고 여당 주변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민주당 부설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안씨의 정책기획 능력을 감안할 때 열린우리당 내 열린정책연구원에서의 역할도 거론된다. 안씨는 열린정책연구원장인 박명광 의원의 정치권 진입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박 의원은 안씨 석방 직후 “안씨는 기획력이 뛰어나다.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과 이철 전 의원, 김정길 전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은 노 대통령이 찾는 주요 시니어 그룹이다. 신 전 부의장은 노 대통령에 대한 정치 자문 역할은 물론 그동안 부산지역 친노 386 인사들에 대한 후원회장 역할을 맡아왔다.
이 전 의원은 틈틈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자문 역할을 해줘 노 대통령의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쳐왔으며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 을 지역 후보로 거론된다. 꼬마민주당 시절부터 노 대통령과 끈끈한 동지애를 보여왔던 김정길 전 위원도 최근 불법정치자금 위반 혐의 2심에서 벌금형으로 형량이 깎여 공직을 맡는 데 큰 장애물이 없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사람과 관련해 대한체육회장 도전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이연택 현 회장이 올 2월 회장 선거에 재출마할 뜻을 밝힌 상태. 신상우씨나 김정길 고문, 이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 회장과 표대결이 불가피하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수 중 지난 22일 일시 귀국한 이상수 전 의원도 노 대통령이 계속 신경 쓰는 인물이다. 이 전 의원이 관직에 오르기 위해선 ‘사면복권’이 선결과제다. 이 전 의원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국정에 기여할 방법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마땅한 자리가 없다. 이 전 의원이 내심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수석 자리나 비서실장 같은 직책엔 청와대의 부담이 너무 크다. 일단은 여권과 민주당의 협력 분위기 조성과 관련해 이 전 의원이 역할을 찾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건강상의 이유로 청와대 민정비서관 자리에서 물러났던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의 청와대 복귀설도 지난 연말 이후 계속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을 인권변호사로 변신하게 한 ‘부림사건’의 주인공인 이호철 전 비서관의 복귀설은 노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천호선씨가 지난 16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직에 오르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이 최근 미국 연수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핵심 포스트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386 핵심 측근들의 전면 부상이 전망되고 있다. 친노 386 인사들 맏형격인 이호철 전 비서관이 청와대 주변 예상대로 민정수석실에 복귀할 경우 이미 민정수석직에 복귀한 문재인 수석과 함께 문재인-이호철 라인이 1년 만에 재결합하는 셈이다.
노 대통령의 부산·경남 386 측근인 노재철씨와 최인호씨의 역할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노씨는 정부산하 공기업이나 공단 진출이 유력해 보이지만 본인은 자신의 오랜 관심사항인 지방분권이나 지역균형발전 관련 업무를 희망하고 있다. 최인호씨는 중국정부의 공식초청을 받아 지난해 말부터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씨는 출국 전 ‘중국에서 돌아오면 국정운영 경험을 쌓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법대선자금 관련 여권 인사로는 유일하게 수감중인 정대철 전 의원은 사면설이 나도는 가운데 여권과 민주당 사이 가교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