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인과 함께 일본 도쿄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도피성 출국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19일 저녁 부부 동반으로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김 전 실장은 19일 오후 12시 35분쯤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 전 실장의 출국을 두고 검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도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압수물 분석을 마친 검찰이 본격 수사를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바 있다. 앞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에게 2009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미화 10만 달러를 건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전 실장 측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일본에서 하루를 머물고 귀국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실장 측은 “김 전 실장은 오래전에 잡혀 있던 개인적인 일정으로 어제 출국해 일본에 갔다”며 “용무를 보고 오늘 오후 귀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김 전 실장의 출국이 입방아에 올랐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간) 8명 중 한 명이 어제 출국해 지금 핸드폰이 해외로밍 돼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들이 상당한 위치에 있는데 이 와중에 출국한다면 더 큰 국민적 의혹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8인 중 1인이 어제 출국했다면 검찰, 법무부가 최소한 사실을 확인해줄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출국금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개인 신상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며 “자료를 내드리는 것도 어렵다”고 답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