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심병원에서 진행된 <사랑을 할거야> 촬영 현장. 병원 홍보팀 직원이 나오자 섭외 담당자가 반갑게 맞이한다. 섭외 담당자가 “인트로 장면에서 병원 상호가 보이도록 건물 모습이 나올 예정”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는데 홍보팀 직원은 “원래 안 빌려주려고 했는데 강석우씨가 내 대학 후배라 승낙한 것”이라며 어깨에 힘을 준다.
방배동의 고급빌라 공사장에서 진행된 <왕꽃선녀님> 야외 촬영장. 섭외 담당자는 바닥 대리석을 보호하는 데 정신이 없다. 각종 장비들로 인해 대리석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 결국 두꺼운 골지를 구해와 이것을 바닥에 깔고서야 촬영이 시작됐다.
드라마 야외 촬영의 시작은 장소 섭외다. 적절한 장소 섭외가 원활히 이뤄져야 촬영 일정에 문제가 안생기고 좋은 장면을 그려낼 수 있기 때문.
<사랑을 할거야>에서 섭외를 맡고 있는 신철승씨는 “장소를 잘 안 빌려주는 야박한 인심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얘기한다. 예전과 달리 장소 섭외를 위해 시간당 20만∼30만원 가량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섭외는 쉽지 않다고.
“늘 메모를 합니다. 새로 오픈한 곳의 경우 홍보를 위해 장소 섭외에 흔쾌히 응하지요. 때문에 남들(다른 드라마 섭외팀)에게 빼앗기기 전에 먼저 섭외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게다가 촬영 현장에서는 장소를 협찬해준 이들을 챙기고 다독여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또한 촬영팀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도 큰 숙제다. 매일 15신 이상을 촬영해야 하는 촬영팀에게 최대한 이동 시간을 줄여주는 것 역시 이들의 중요한 임무인 것.
촬영팀보다 먼저 움직여 장소를 섭외하고, 촬영이 끝난 뒤 협찬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말까지 전달해야 하는 섭외 담당자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풍성한 배경과 다양한 공간의 드라마를 만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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