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두고 청와대와 공무원들에게서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은 5년 동안 기여율(월급에서 연금으로 내는 돈의 비율)을 30% 더 높이고, 지급률(연금으로 받는 돈의 크기)을 20년간 단계적으로 10% 줄여 재정 부담을 줄여나가는 방안이다.
현행 기준 월급의 7.0%인 기여율은 2016년 8%로 올린 뒤 매년 0.25%씩 단계적으로 높여 2020년 9.0%이 된다. 반면 지급률은 현재 1.9%에서 2020년 1.79%, 2025년 1.74%, 2035년 1.7%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렇게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개혁안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여야가 각자의 속셈을 차리느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6일 국회 본회의 처리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심의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우선 제기되는 게 재정 절감 효과다. 여야는 공무원연금개혁으로 수백조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것이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금개혁을 통해 2030년까지 정부가 투입해야 할 적자보전금은 72조원으로, 기존 133조원보다 46%가량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연간 5조 원의 적자보전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 2085년까지 70년간 투입해야 할 적자보전금도 1238조원에서 741조원으로 줄긴 했지만, 매년 10조원 이상 적자가 난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무원연금개혁을 두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여야 합의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합의한 특위 개혁안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연금특위에서 만든 공무원연금 졸속 개악안이 통과되면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역시 불만은 마찬가지다. 청와대는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라고 했지 누가 국민연금을 손대라고 했느냐”라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한 부분은 월권”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공적연금 강화 차원에서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인상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