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경리단 길에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이이경은 카모플라주 패턴이 돋보이는 겐조 슈트를 입고 촬영에 임했다. 25살까지 여자를 못 만나서 초능력을 가지게 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이이경은 코믹 연기에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와하하핫” 호탕하게 웃으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아무래도 제 실제 성격이 이래서 그런지 밝은 연기가 더 편하긴 해요. 물론 고충도 있어요. 악역은 뚜렷하잖아요. 예를 들어 이 시계 하나만 봐도 이걸 깬다, 이걸 뜯어 버린다 등 목적이 분명하죠. 반면 코미디는 겉으론 웃겨도 그 안에선 슬픔을 표현해야 하니까. 더 복합적인 것 같아요. 초능력은 정말 잠깐 비춰지는 거고 사실 이 작품은 요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제 캐릭터는 세상과 타협을 하지 않는다면서 취업 대신 창업을 꿈꾸는 인물이에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지만, 그러다가 결국 크게 한번 무너지면서 ‘이경’이가 스스로와 타협하게 되거든요. 실제로도 그런 일 많잖아요. 장사하려다가 누구한테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미생>처럼 회사에 갔는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고요.”
아버지가 LG 이노텍 이웅범 사장임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이경. 연기를 선택하면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기에 열심히 살았다고.
“돈이 필요했습니다.(웃음) 연기 학원비도 내야 했거든요. 집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어요. 다 혼자서 해결해야 했어요. 그때는 새벽마다 스쿠터 타고 강남 YBM 영어 학원에 가서 일했어요. 왜 직장인들 지문 인식으로 출석체크하면 나라에서 환급해주잖아요. 그런 거 체크하고 유인물 복사하는 일을 했죠. 그러고 다시 강북으로 넘어와서 연기 배우고 저녁에는 강남역 카페에서 마감까지 서빙하고. 잠깐 집에 들어왔다가 새벽에 다시 나가고.”
2012년 데뷔 이래 지금껏 14개의 작품을 하며 쉼 없이 달려온 이이경. 그는 지금도 여전히 바쁘게 살고 있다. 그는 “원래 성격이 그래요. 어느 인터뷰에서는 언제 쉬냐고 물으시길래 ‘무덤가서 쉴게요’라고 답했어요. 실제로 제가 자주 하는 말이에요”라고 답했다.
이이경의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는 인터뷰는 <그라치아> 54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 빠른 패션매거진 <그라치아> 한국판은 대한민국 최초의 격주간 패션매거진으로, 전세계 24개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패션매거진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