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만 EG그룹 회장.
박지만 회장의 비서였던 전 아무개 씨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가 ‘진술을 제대로 안 하면 신분이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전 씨는 자신이 휴대전화를 포맷한 것을 검찰 수사관이 문제 삼으며 “숨겨놓은 것 찾으면 다 나올 수 있다” “부인에게 전화하겠다” “당신의 형을 증거은닉 공범으로 기소할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 씨는 검찰이 자신의 진술을 일부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박관천 경정이 전달했다고 진술한 문건 제목들을 나열해서 “상식적으로 준 사람이 더 잘 기억할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마치 “박 경정이 그렇게 말했다면 맞을 것”이라고 답한 것처럼 조서에 기록됐다는 것이다.
전 씨는 박 경정으로부터 전달받은 문건을 여러 차례 박지만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전 씨는 지난 2008년 초부터 EG그룹과 육영재단 등에서 일하며, 오랜 기간 박지만 회장을 보좌했던 인물이다.
한편 검찰은 조응천 전 비서관이 청와대 재직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문건을 박지만 회장에게 전달하라고 박 경정에게 지시했고, 박 경정은 전 씨를 통해 문건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응천 전 비서관은 “문건을 반출하거나 전 씨에게 전달하도록 박 경정에게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조응천 전 비서관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정윤회 문건’ 등 대통령기록물 17건을 박지만 회장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한 박 경정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할 당시 작성한 문건 가운데 14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로 무단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조응천 전 비서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박 경정에게는 같은 혐의에 공용서류 은닉, 무고 등 두 가지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