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 vs 신흥강자 쫓고 쫓기는 싸움
점포수 1위 CU와 매출 부문 선두 GS25 가운데 누가 편의점업계의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CU가 매출 1위를 탈환해 전통강자의 자리를 지킬지, 아니면 최대 점포수까지 GS25에게 내주며 2인자로 전락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한 마디다. 최근 몇 년 사이 편의점 업계는 눈만 뜨면 새로운 이슈가 터져 흥미진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만년 3등이었던 세븐일레븐이 바이더웨이와 합병하며 한층 전력을 끌어올렸고 여기에 이마트, 홈플러스 등 유통공룡까지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들의 안착 여부 역시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그중 ‘메인 경기’는 편의점 왕좌를 두고 BGF리테일의 CU와 GS리테일의 GS25가 벌이고 있는 자존심 싸움이다. 그동안 CU는 매출과 점포수 모두 업계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지난 2013년 매출 부문에서 GS25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역시 GS25가 매출 3조 5021억 원을 기록하며 3조 3680억 원의 CU를 또 한 번 꺾었다.
CU의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출 부문에서 GS25에게 뒤지더니 이번엔 점포수 1위 자리마저도 위태롭게 됐다. 3월을 기준으로 CU의 점포수는 8561개로 아직까진 국내 최대 점포수를 자랑하고 있지만 GS25가 8487개, 세븐일레븐이 7327개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CU와 GS25의 격차는 불과 74개인데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GS25의 무서운 확장 속도에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순위 역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CU 측에서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점포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일 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 CU는 적자점포 폐쇄, 시스템 변화, 가맹점과의 상생모델 구축 등 내실 다지기에 신경썼다. 그 결과 지난해 97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9.8%가 증가한 수치다. GS25의 순이익은 1009억 원으로 규모면에서는 CU보다 앞섰다. 하지만 이는 2013년(1105억 원)보다 감소한 수치로 ‘빅3’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퇴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랜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편의점 업계가 공 들이고 있는 PB제품 부문에서는 순위가 또 한 번 뒤바뀐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경쟁사와의 차별화 및 매출 성장을 위해 PB제품 확대에 힘쓰고 있다. 그중 GS25가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약 1500~2000개의 PB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비중도 35%에 달한다. 세븐일레븐도 약 800개의 PB상품을, CU의 경우 약 600개 PB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2000억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편의점 도시락 시장 고객 쟁탈전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해마다 약 40%씩 매출이 증가해 업계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는 부문 중 하나다. 현재 편의점 도시락의 ‘절대강자’는 GS25의 ‘김혜자 맘 도시락’으로 지난해에만 1300만 개가 팔렸다. 품질향상에 주력한 김혜자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은 맛없고 부실하다”는 편견을 깨며 시장을 평정했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출시한 ‘혜리도시락’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혜자 도시락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3월 세븐일레븐이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를 내세운 ‘혜리 도시락’을 출시했는데 불과 6주 만에 총 112만 개를 판매한 것. 덕분에 세븐일레븐 전체 도시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0.7%가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도록 꾸준히 신 메뉴를 내놓으며 편의점 도시락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김혜자 대 혜리’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U가 오랜 기간 국내 편의점 업계를 이끌긴 했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며 최근 조금씩 뒤처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CU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내부적으로 재도약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GS25가 올해 3년 연속 매출 1위를 지켜내고 한 발 더 나아가 점포수 1위마저 빼앗아 명실상부한 편의점 업계 최강자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편의점 ‘복합 생활서비스 공간’ 진화 물품보관부터 프린트까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공간이었던 편의점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복합생활 서비스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변 환경에 맞춰 꼭 필요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에 위치한 CU편의점 이태원프리덤점은 ‘24시간 물품 보관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이나 클럽을 찾는 젊은 층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저렴한 가격에 안전하게 물건을 맡길 수 있어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 가격은 3시간 기준으로 물품 크기에 따라 2000~4000원이다. 세븐일레븐 서울소공점은 롯데백화점과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롯데닷컴이나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상품을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받아볼 수 있는 ‘픽업 락커’를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GS25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나 살 수 있었던 스마트폰, 대형TV, 정수기, 비데 등을 계산대에서 바코드 인식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학가 중심으로 키오스크복합기를 통한 (컬러)프린트, (컬러)복사, 팩스, 주민등록등본 출력, 토익성적표 발급 등 멀티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