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경기도의회 급식시설개선비 사용 두고 갈등 우려
남경필 경기도지사(좌)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우)
[일요신문]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은 18일 열린 제297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남경필 도지사의 학교시설개선비 288억 원 용처와 관련한 발언은 적절치 않았다”며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난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당초 노후 화장실 개선에 쓰기로 한 ‘학교시설개선비 288억원’의 사용처가 급식시설개선비로 자신도 모르게 바뀌었다며 경기도의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었다.
이에 강득구 의장은 “지난 임시회에서 학교시설개선비 288억 원의 집행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며, “다행히 남경필 지사가 계획대로 급식시설개선비로 사용하기로 입장을 밝히고, 도교육청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마련하기로 해 마무리됐지만,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사이는 석연치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강득구 의장은 “남경필 지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해 줄 것과 재발하지 않게 조치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며, “당시에도 말했지만, 288억 원의 용처가 바뀐 적이 없다. 남 지사의 ‘사실관계 조사’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국회의원 5선의 경력만큼 의회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해 주시는 분이다”며, “다음부터는 진중한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강 의장의 발언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도의회 5분 발언에서 다시 지적받기도 했다.
김준현(새정치연합·김포2) 의원은 5분 발언에서 “288억 원의 용처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 과정이 없었다는 남 지사의 지적은 틀렸다”며, “국회의원 시절까지 들먹이며 의회를 무시했다. 남 지사가 진정 의회 민주주의자라면 의회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열린 임시회에서 학교시설개선비 288억 원과 관련해 “이 예산은 대승적 차원에서 도의회 의장, 양당 대표, 집행부 간 합의된 신뢰 예산이다. 노후 화장실 개선에 사용키로 한 것인데 논의과정 없이 교육청 예산항목에 학교급식시설 개선비 등으로 변경, 기재됐다”며, 의회차원의 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성명을 통해 “남 지사의 발언은 의회에 대한 도발이다”며, “도 예산이 어떤 세출로 편성되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남 지사의) 명확한 책임 회피이자 직무유기이다”고 남경필 지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경기도 연정에 대한 이견도출이나 부작용 등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