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니피’ 3년 연속 더비 우승마 배출로 ‘컬러즈플라잉’ 돌풍 잠재워
코리안더비 영천에이스 우승 장면
[일요신문] 역시 몸값을 했다. 경마의 꽃 ‘코리안더비’의 주인공은 3세 경주마 중 최고 몸값의 ‘영천에이스’였다.
지난 17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9경주(국산OPEN, 1800M, 3세 암수, 별정)로 열린 제18회 코리안더비(GⅠ) 대상경주에서 최시대 기수와 호흡을 맞춘 ‘영천에이스(부경경마, 3세 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영천에이스’의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서울경마의 ‘상감마마’가 경주초반 선두에서 경주를 이끌었고 이후에는 서울의 자존심 ‘대군황’이 다시 선두로 나서며 우승을 결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는 막판 추입에서 판가름 났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영천에이스’가 선두 그룹에서 머물다 100m를 남겨놓고 폭발적인 뒷심으로 치고 나가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삼관대회 두 번째 관문으로 시행된 코리안더비는 역대 최고 수준의 경주마가 출전해 대결을 펼쳤다.
첫 관문인 KRA컵 마일에서 우승을 차지한 ‘라팔’과 그의 형제마 ‘돌아온현표’, 서울 대표 주자 ‘대군황’, 2억이 넘는 고가의 경주마 ‘영천에이스’ 등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으나 최종 결과 ‘영천에이스’가 명작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특급 씨수마 ‘메니피’의 혈통을 이어받은 ‘영천에이스’는 몸값 2억2천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3세 경주마중 가장 비싼 몸값으로 데뷔초기부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4월 KRA컵마일(GⅡ)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번 코리안더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돌아온현표’와 형제마 ‘라팔’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몸값을 입증했다.
지난해 코리안더비에서도 당시 출전마 중 최고 몸값의 ‘퀸즈블레이드( 2억6000만원)’가 우승을 차지해 ‘코라인더비=최고가 마 우승’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성립됐다.
또 ‘영천에이스’의 우승으로 국내 씨수말 부문에선 ‘메니피’가 재조명됐다.
‘메니피’는 2013년 ‘스피디퍼스트’를 시작으로 지난해 ‘퀸즈블레이드’, 올해 ‘영천에이스’까지 3년 연속 코리안더비에서 우승마를 배출했다.
왜 메니피가 국내 최고의 씨수말인지를 입증한 셈이고,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씨수말 ‘컬러즈플라잉’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둬 위상을 높였다.
‘영천에이스’의 우승으로 이종훈 마주, 백광열 조교사, 최시대 기수 등은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종훈 마주는 현재 총 10두의 경주마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마주다.
주요경주마로는 국내 최강의 외산마 ‘벌마의꿈’을 필두로 차세대 국산마 대표 주자 ‘석세스스토리’ 등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영천에이스’가 새롭게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로선 이종훈 마주가 한국경마 최강의 경주마 군단을 이끄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백광열 조교사도 우승의 의미가 남달랐다. 백광열 조교사는 2008년 ‘개선장군’(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이후 무려 7년 만에 삼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현장에서 경주마와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최시대 기수는 부경의 스타에서 전국구 스타임을 다시 입증시켰다.
최시대 기수는 최근 서울에서 치러진 주요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등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경부대로’의 우승을 시작으로 Breeders’Cup(‘돌아온현표’) 우승, 그랑프리(‘경부대로’) 우승에 이어 이번 코리안더비에서 ‘영천에이스’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현재로선 서울에서 기운이 가장 강한 최고의 기수임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영천에이스’의 우승은 다양한 뒷 예기를 전하고 있다. 올해로 코리안더비는 18회째를 맞이한 가운데 역대 우승마를 배출한 생산자에게도 관심이 모아졌다.
역대 코리안더비에서 가장 많은 우승마를 배출한 생산자는 정성목장의 임상윤 생산자로 총 3두의 우승마를 배출했고, 한남목장의 오공학 생산자와 송당목장의 제주축산개발 생산자는 2두의 우승마를 배출했다.
‘영천에이스’를 배출한 길갈목장의 김경민 마주는 코리안더비에서 첫 우승마를 배출해내는 영광을 안았다.
역대 최고 수준의 경주마가 출전한 제18회 코리안더비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영천에이스’는 새로운 3세 챔피언마가 됐고, 기존 챔피언 ‘라팔’은 다시 도전마의 입장이 됐다.
올해 3관 대회는 이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비록 국내 첫 3관마 탄생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지만, 시리즈는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게 됐다.
1차 관문과 2차 관문에서 새롭게 챔피언마가 탄생했고, 베일에 가려졌던 서울대표마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오는 7월에 예정된 3관 대회 마지막 관문에서는 과연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