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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식 내내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김정현. 자신이 이은주에게 받았던 십자수(오른쪽)를 빈소에 놓아두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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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가 세상을 등진 2월22일, 김정현은 바다와 함께 가장 먼저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계속 빈소 앞 접객실을 지키던 그가 기자들이 있는 빈소 앞 대기실로 처음 나온 것은 밤 10시경이었다. 그를 본 기자들이 다가가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그는 허탈한 표정으로 “그게 걔 운명이지 뭘”이라고 답할 뿐이었다. 다시 접객실로 향한 김정현은 자정을 넘긴 뒤 드라마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했던 정성화와 함께 다시 흡연실을 찾았다. 그런데 예전 이야기를 주고받던 김정현은 문득 “내가 왜 그 여자를 사랑했는지 몰라”라며 흐느끼기 시작해 주위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미 헤어진 옛 연인이지만 당시의 뜨거웠던 사랑이 아직도 그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듯했다. 그렇게 이은주가 떠난 첫날 밤 김정현은 그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다음날 저녁 6시경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들어서는 그의 손엔 액자가 하나 들려있었다. 이는 ‘너에게’라는 제목의 시를 십자수로 수놓은 것으로 밑 부분에는 ‘7월20일’이라는 날짜와 ‘JJ Two Year’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두 사람이 교제할 당시 이은주가 김정현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김정현은 “은주가 내게 준 선물을 가는 길에 함께 보내주기 위해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은주가 장례식장을 떠나 납골당으로 향하는 내내 김정현은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납골단에 남겨진 옛 사진에 실린 문구 ‘forever’처럼 고인의 영원한 연인이 된 김정현은 “배우 이은주가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가장 걱정된다. 은주가 훌륭한 배우였음을 기억해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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