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섭 기자의 연예편지 여섯 번째
이번엔 스티브 유가 직접 출연하는 대신 법무부와 병무청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거듭된 스티브 유 측과 법무부와 병무청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스티브 유 측의 반박과 사실 관계 확인 요청이 방송의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누가 방송에 직접 출연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지난해 7월 스티브 유 측이 군 입대를 시도했다는 대목입니다. 다음은 지난 생방송 심경고백 인터뷰에서 스티브 유가 한 발언입니다.
“지난해 7월에 한국 쪽 관계자에게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화해서 군대를 가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군대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씀드리니, 주위 사람들이 결정을 잘했다고 다들 그러더라. 그런데 만 38세 제한이 80년대 태어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고, 저처럼 70년대 출생자들은 만 36세까지였다. 그렇게 무산됐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 쪽 관계자’는 누군지가 확실치 않습니다. 병무청은 자신들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게다가 확인 내용 역시 틀렸습니다. 김용두 병무청 부대변인은 “70년대 생은 36세까지 군대에 갈 수 있다는데 스티브 유가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길 했는지 말 모르겠다”며 “진정 군 입대를 생각했다면 변호사를 통해 상의하면 법적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병역법에 따르면 국적회복허가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38세부터 면제가 됩니다. 또한 병무청은 지난해 스티브 유 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스티브 유가 지난해 접촉한 ‘한국 쪽 관계자’는 병무청이나 변호사가 아닌 지인으로 풀이됩니다. 그가 병무청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쪽 관계자를 병무청으로 해석하는 것도 과도해 보입니다.
그런데 신현원프로덕션 측은 이번 방송을 통해 ‘지난해 입국 의사를 표명하고 병무청과 접촉했다’는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 쪽 관계자’를 병무청이라 해석하는 게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생각한 기자의 짧은 생각을 뒤엎고 스티브 유 측은 ‘한국 쪽 관계자가 병무청’이라는 뉘앙스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스티브 유가 지난해 병무청과 접촉했다면 병무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지난주 스티브 유 측은 26일 법무부 산하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 입국금지 해제 관련 공문을 발송해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유승준이란 사람이 출입국사무소 혹은 법무부 대변인 측과 통화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만약 스티브 유가 40여 개 출입국사무소 가운데 어딘가와 그런 접촉을 했다면 본부로 보고가 됐을 텐데 그런 보고는 없었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스티브 유가 또 한 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신현원프로덕션 측은 “이번 방송을 통해 이와 관련한 사실확인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무부 역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드는 근본적인 질문은 ‘왜?’입니다. 만약 스티브 유 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왜 병무청과 법무부가 스티브 유라는 외국인 한 명으로 인해 계속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요? 만약 스티브 유가 27일 생방송을 통해 병무청과 법무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를 입증할 증거까지 공개하고 사실 확인을 정식으로 요청한다면 국제적인 망신은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스티브 유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우방인 미국 시민입니다. 왜 병무청과 법무부가 미국 시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거듭하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일까요? 대개의 경우 거짓말은 그 목적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에는 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그 목적이 매우 불분명합니다. 과연 병무청과 법무부가 한미 관계 악화를 위해 일부러 미국 시민 스티브 유를 곤란하게 만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 반대 경우라면 스티브 유가 매우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병무청과 법무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로 생방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주장이 거짓일 경우 회복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국민 정서가 돌아설 수 있습니다. 이젠 국가 기관과의 진실게임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27일 오전 10시 스티브 유가 꺼내들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과연 그런 게 있기는 할까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