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은 30개월 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친모 전 아무개 씨(여·34)와 친부 박 아무개 씨(29)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친모인 전 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부터 5시간동안 울산시 동구 전하동의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 A 양(4)이 말을 듣지 않고 칭얼댄다는 이유로 머리와 팔, 허벅지 등을 밀대자루 등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친부 박 씨는 딸이 울면서 안겨오자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얼굴을 주먹으로 밀친 것으로 전해진다.
전 씨 등은 2일 오후 11시 10분쯤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A 양을 인근 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숨졌다. 병원 측은 사인을 두개골 내출혈 및 다발성 타박상에 의한 외상성 심정지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폭행 당시 소주 5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딸의 부검 결과와 부부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밝힌 뒤 전 씨와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측은 “이들 부부는 형편이 넉넉지 않아 딸을 충남에 있는 친할머니에게 맡겼다가 지난 1월 데려왔다”며 “전 씨는 딸에 대한 애착이 없어 평소에도 상습적으로 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폭행 현장에 있던 첫째 딸(5)은 현재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 중이다.
한편 울산에서는 매년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에는 계모가 딸이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해 10월에는 2살 된 입양아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철제 빨래걸이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