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시신 담긴 택배 상자. 출처=MBC 뉴스
[일요신문] 갓 태어난 영아의 시신을 택배로 배달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 경찰이 택배 발송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추적에 나섰다.
5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50분쯤 전남 나주시 고동리에 사는 A 씨(여·60)에게 영아 시신이 택배로 배달됐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한 A 씨는 “오전 11시 45분께 집에 택배가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밖에서 일하는 중이라 집 앞에 놓고 가도록 했다. 돌아와서 열어본 뒤 놀라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택배에 담긴 영아의 시신은 검정색 운동복 상의에 쌓여 수건 위에 올려져 있었으며 탯줄이 불규칙 하게 잘려있고 어느 정도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성별은 여자 아이였다.
택배 상자 안에는 ‘이 아이가 편안한 곳에서 쉴 수 있도록 잘 처리해달라’는 내용이 적힌 편지가 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즉각 택배 발송자를 추적했다. 그리고 지난 3일자로 택배가 발송된 서울의 한 우체국 CCTV에서 한 여성이 미리 준비해 온 박스를 부치는 장면을 확보했다.
충격적인 것은 여성의 신원이다. 경찰 조사 결과 택배를 부친 여성은 A 씨의 딸 B 씨(35)와 인상착의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포착됐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숨진 영아의 시신을 박스에 미리 담아 들어와 유리 테이프로 단단히 감싼 뒤 나주에 있는 A 씨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B 씨는 4~5년 전 상경해 지난해 12월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 겨울에 난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최근 지독한 생활고를 겪어왔으며 이로 인해 휴대전화도 발신이 정지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한 관계자는 “아이의 코와 입에 출산 후 제거해야 할 이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생활고를 겪어온 B 씨가 병원 의료진의 도움 없이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B 씨를 찾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