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해서 더 부드러워졌대요”
▲ 박솔미가 광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으며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jhlee@ilyo.co.kr | ||
못 보던 새에 더 예뻐졌다. ‘그동안 성형수술이라도 한 것은 아닐까’ 하던 의혹은 직접 만나보니 사라졌고, 얼굴에 살이 좀 붙은 듯했다. 살이 쪄서 더 예뻐질 수 있다는 것도 복이다, 복. 박솔미는 “살이 좀 찐 게 더 보기 좋다고 하셔서 실은 일부러 빼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제가 얼굴이 뾰족한 편이라 살이 찌니까 그게 커버가 되는 것 같아요. 어려보이고 인상이 부드러워졌다고들 하시더라구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한국에서는 일을 쉬고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 <올인>이 방영된 터라 그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타였다. 배용준 이병헌과 같이 요란하진 않았어도 박솔미의 팬들도 그에 못지않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제가 운 좋게도 <겨울연가>가 데뷔작이었고 <올인>이 두 번째 작품이었어요. 두 작품 모두 워낙 일본에서 사랑을 받고 한류붐을 일으키는 바람에 저도 덕을 많이 봤죠.(웃음) 하지만 <겨울연가>와 <올인>이 너무 심하게 사랑을 받아서 한편으론 그 이후가 참 부담스러웠어요. 제 이미지가 그 드라마 속 캐릭터들로 굳어지는 것 같기도 했고. 그래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쉬었던 거예요.”
박솔미는 차기작을 선택하기 위해 한 발짝 뒤에서 신중하게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작품수로만 따지면 엄청난 신인’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대로 박솔미는 <겨울연가>를 통해 만만치 않은 데뷔 신고식을 치른 뒤 <올인>을 통해서도 너무 큰 주목을 받게 됐다. 경력에 비해 크게 ‘떠버린’ 박솔미에게도 고민은 필요했을 터였다.
혹자는 박솔미에 대해 ‘일본에서 인기를 끌만한 외모’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의 오목조목한 이목구비가 일본인 취향에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곁에 있던 매니저가 “일본 프로모션 계약을 하는 데 박솔미씨에 대해 현지 평가가 대단했다”며 한마디 거들었다.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던 광주영화제 김갑의 집행위원장은 “이건 사담이지만 내일 일본의 한 그룹 회장께서 박솔미씨를 만나보고 싶다며 자비를 들여 한국에 들어오기로 연락이 왔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 박솔미 | ||
“어릴 때 옆집이 피아노 학원이었는데 엄마가 전 안 가르쳐 주시고 오빠만 학원에 보내셨어요. 그래서 그 소리를 듣고 제가 혼자 집에서 치고 그랬는데, 어느 날 피아노 선생님이 저보고 와서 배워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덕분에 나중에 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어요.(웃음)”
박솔미는 자신의 새침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속상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드라마 속 캐릭터 때문에 선입견을 갖는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 박솔미는 “드라마 속 캐릭터는 제 평소 모습과 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전 화가 나도 화를 잘 못 내요. 그냥 꾹꾹 눌러 담고 있다가 나중에 화를 낸다는 게 그냥 ‘나 좀 화난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는 정도에요. 성격이 바보 같죠?”
그런가 하면 한땐 박솔미의 놀라운 다이어트가 일대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 몸무게가 75kg까지 나갔다는 박솔미의 뚱뚱했던 시절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정말 놀라운 변신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의 의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제가 위가 큰 편이래요. 그래서 밥을 워낙 많이 먹어요. 안 먹고 뺄 수는 없어요.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대학교에 들어간 뒤 살을 빼야겠단 각오를 하고 6개월 동안 하루에 여섯 시간씩 뛰었거든요. 그걸 실천하기 위해서 교수님들을 찾아가 ‘운동을 해야 하니까 수업을 못 들어와도 들어온 걸로 인정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근데 어이없어 하시던 교수님들이 제가 진짜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는 제 의지를 인정해 주시더라구요. 나중에 학점도 그런대로 괜찮게 나왔구요. F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와 같은 의지라면 배우로서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박솔미는 어떤 배역이든 모두 소화해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망가지는 역이든, 과격한 액션이든, 심지어 강도 높은 베드신까지도 말이다.
조만간 일본의 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될 것 같다는 박솔미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동시에 활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터뷰 내내 가을 향기를 물씬 풍겼던 그의 브라운관 복귀에 내심 설렘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