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과잉대응 논란 속 선호 차기 정치인 조사서 지지율 2%로 늘어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재명 성남시장/성남시>
[일요신문]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 과잉대응이 국민 공포만 조성 vs 메르스 확산 책임 찾기 바쁜 무능한 정부
메르스 확산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의 메르스 병원 등 초기 메르스 정보공개 논란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메르스 자체 대응을 두고 갈등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메르스 확산이 진행 중인 시점에 힘을 합쳐도 모자란 정치권이 메르스 책임공방에만 신경쓰는 모습에 국민들의 메르스 불안만 커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가)핵 신경쓰느라 메르스 이딴 식으로 엉터리 대처한다. 국민은 죽던 말던 오로지 정략만 있는 것같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경남 마산대학교에서 ‘내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초청 특강에서 과거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일에 대해 설명하던 중 메르스에 불안해 하는 여론을 ‘난리’라고 발언한데 따른 비난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지사는 “원자폭탄이 떨어지면 열이 어마어마하고 빛으로 다 타버려 화재가 나고 다 깨진다”며, “그러면서도 메르스, ‘중동 낙타 독감’을 겁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메르스를)물론 막아야한다. 정부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메르스가 ‘중동 낙타 독감’인데 이것 때문에 난리다”고 말했다.
한 매체는 서울시가 메르스 환자 실명 등 정보유출이 된 경우를 예로 들어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 환자 정보 공개를 ‘마녀사냥’을 부추긴 처사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강용석 전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환자 정보 공개에 대해 “왜 자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냐. 자기 팔로우 늘리려는 거냐. 정보 공개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자체 대응을 강화하고 메르스 정보공개를 하겠다고 발표한 뒤인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대응을 하게 되면 국민들이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빈틈없는 공조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 역시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빗대어 환자 개인정보 유출 등 정보공개와 대응이 과잉이라며 공개적인 비난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반면, 이재명 시장과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의 공유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상황에 대한 정보공개와 함께 확산방지 및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꼼꼼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감염의 확산만큼이나 근거 없는 불안과 공포는 더 무서운 존재인 만큼 정확한 정보공개와 과잉이더라도 선제적이고 확대적인 조치로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계속해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신의 SNS에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또한 강용석 전 의원과 일부매체의 비난에 대해 반박하는 등 메르스 과잉대응 논란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여론 역시 메르스 확산 정보공개를 두고 찬반으로 나눠지는 양상이다. “과잉대응이 메르스 확산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적인 이슈를 의식한 처사일 뿐이다”는 의견과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로 인한 확산인 만큼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한 것은 잘한 일이다. 무능한 정부가 메르스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처사”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한편, 한국갤럽에서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천여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응답률 18%, 표본오차 신뢰도 95% 수준 ±3.1%포인트)를 한 결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메르스 과잉대응 비난을 받던 박원순 서울시장(17%)이 1위를 차지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2% 지지율(지난 조사 1%에서 상승)을 얻는 등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메르스 정국을 불러온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여론조사 결과는, 긍정 평가는 33%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58%로 3%포인트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간의 메르스 과잉대응 논란속에 메르스 확진 환자수와 사망자수만 늘어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