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번 환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슈퍼전파자’ 14번 환자에게 노출
보건당국은 해당 이비인후과를 즉시 폐쇄했지만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일요신문 DB.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 확진자는 152번 환자로, 지난달 27일 아내 A 씨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슈퍼전파자’ 14번 환자에게 노출됐다.
이후 A 씨는 자가격리됐지만 같은 공간에 있던 152번 환자는 당국의 자가격리 조치가 없었다. 이 환자는 지난 6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스스로 성모병원을 찾아가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환자는 성모병원을 찾기 나흘 전인 12일, 아내와 함께 C 이비인후과를 내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C 이비인후과가 있는 곳은 대치역 인근의 한 상가 건물로 학원과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등이 있다.
152번 환자는 C 이비인후과 내원 당시 열과 근육통이 있었지만, 메르스 접촉병력에 대해 알리지 않아 병원 측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이비인후과 원장은 성모병원으로부터 152번 환자의 확진 판정 소식을 전해듣고 강남구 보건소에 신고를 했다. 이 때까지도 보건소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C 이비인후과 원장은 즉시 CCTV 재생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밀접접촉자는 1명 뿐이었다고 알리면서 “확진자 및 의료진과 동선이 겹치는 내원객 명단을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강남구 보건소에 각각 보내야 했다. 왜 이런 건 정보공유를 안 하는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16일) 병원은 폐쇄됐고, 원장과 간호조무사는 26일까지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와관련 대치동의 한 학부모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등학생인 아들이 메르스 환자가 내원한 날, 같은 건물에 있었다. 너무 화가 난다”라며 “대구시는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주민센터도 폐쇄하고, 목욕탕을 간 사실까지 알리고 방역을 실시하는데, 병원 문만 닫으면 끝인 것인가. 환자가 건물 화장실을 가고, 1층 햄버거 가게에 들렀을 지 알게 뭐냐. 왜 이런 일을 정부와 언론에서 쉬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 보건소 메르스 전담팀 한 관계자는 “16일 병원을 폐쇄하고 의료진을 자가격리한 것은 우리 쪽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다음 날 방역 작업을 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등은 보건소에 권한이 없다”라고 전했다.
보건소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건물 전체를 폐쇄하는 것은 역학적 관련성이 있을 때”라면서 “이 동네는 보건소 직원이 방호복만 입고 나타나도 전화가 불이 난다. 보건소 직원들이 잠도 못 자면서 메르스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부디 전문가들을 믿고 따라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들이 거쳐간 병원을 공개하고 있지만, 18일 오전 기준, 이 병원은 리스트에 들어있지 않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