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에 정체 모를 메시지가…‘너 파키스탄 스파이지’
비둘기가 처음 발견된 곳은 인도-파키스탄 국경에서 4㎞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만왈이었다. 이발사 집 테라스에 앉은 비둘기를 살펴본 10대 아들이 비둘기 깃털에 적힌 우르두어 메시지(Tehsil Shakargarh, district Narowal)와 암호처럼 보이는 숫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던 것.
비둘기를 면밀히 살핀 경찰은 동물병원에서 비둘기를 정밀 검사하도록 지시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에서는 별다른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정확하게 상황 파악이 될 때까지 비둘기를 구금하기로 했으며, 깃털에 적힌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파키스탄 나로왈 지역의 전화번호라고 의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비둘기가 하필 인도에서 양국 안보회의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날아왔다는 점 때문에 의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태.
인도 경찰 관계자는 “파키스탄에서 날아온 비둘기가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 만왈에서 인도 스파이를 체포한 적은 몇 차례 있었다. 이 지역은 군사 잠입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인도 잠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민감한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스파이로 의심되는 비둘기가 체포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이란 당국은 핵무기 공장을 염탐하던 두 마리의 비둘기를 체포했는가 하면, 이집트에서는 수상한 장치가 부착된 황새 한 마리가 체포돼 구금된 적이 있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